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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특례 대출의 힘…6억~9억 거래 비중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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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특례보금자리론 효과로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사진은 서울 은평구와 관악구에 이어 6억원 이상에서 9억원 이하 거래가 많은 노원구 일대 아파트 전경.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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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이후 급매가 속속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집주인들도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판단에 호가를 올해 초보다 1억원 가까이 높여서 내놓고 있습니다."(서울 노원구 상계동 A 공인중개사)

정부의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살아나며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중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들어서는 서울 아파트의 상승 거래 비중이 하락 거래 비중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매일경제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통해 올해 1~4월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1만305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주택의 매매거래 비중은 27.8%로 집계됐다. 지난해 이 가격대의 매매거래 비중은 20.2%로 올해 7.6%포인트 늘어났다.

6억~9억원 서울 아파트 거래 비중이 늘어난 건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과 집주인들의 전세보증금 상환을 돕기 위해 정부가 올해 초 출시한 모기지 상품이다. 6억원 이하 주택은 연 3.25%,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최저 연 4.05% 금리가 적용된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상품과 비교하면 소득에 비례해 대출을 내주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6억원에서 9억원 사이 매매거래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서 일어난 거래가 118건으로 가장 많았다. 관악구 봉천동(95건), 노원구 상계동(82건), 성북구 길음동(75건)에서도 이 가격대 거래가 많았다. 단지별로 살펴보면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33건), 백련산파크자이(24건), 래미안아트리치(21건) 등 비교적 신축에 해당하는 단지 거래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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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9억원 이하 주택 중에서도 59㎡, 84㎡ 등 실거주로 인기가 많은 평형대 거래가 많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살아난 뒤 일부 투자 수요도 붙으며 매매거래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넷째주 서울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3% 상승했다. 특히 노원구는 4월 넷째주부터 반등을 시작해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가격 회복 기대심리로 주요 지역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 소진 후 상승 거래가 발생해 전반적으로 상승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 노원구의 B공인중개사는 "급매 문의는 많지만 이미 호가가 많이 올라 거래가 다시 주춤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이 큰 인기를 끌며 정부의 연간 공급 목표액이 조기 달성될 전망이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특례보금자리론은 13만7079건, 30조9408억원 신청이 접수됐다. 올해 공급 목표액(39조6000억원)의 78%가 넉 달 만에 소진됐다. 이 같은 추세라면 6~7월께엔 공급 목표액을 모두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연내 목표액을 달성해도 연말까지 상품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서울 등 일부 지역의 가격 상승은 정부의 규제 완화,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등 영향이 크다"며 "역전세 심화, 경기 침체, 미미한 통화량 팽창 등을 감안할 때 특례보금자리론이 소진되면 분위기가 다시 정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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