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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루브르 걸작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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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바쉐론 콘스탄틴 캐비노티에 오마주 페테르 파울 루벤스, 앙기아리 전투 속 깃발을 위한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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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브르박물관의 걸작이 전 세계 단 하나뿐인 맞춤형 시계로 재탄생했다.

스위스 하이 워치메이킹 메종 바쉐론 콘스탄틴은 1755년 워치 메이커 장 마크 바쉐론이 스위스 제네바에 회사를 설립한 이래 늘 예술과 문화를 중시했다. 진귀한 유산을 보존하고 이를 계승하고자 하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끊임없는 관심은 2019년 루브르박물관과의 파트너십으로 이어진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루브르의 걸작을 시계로 옮기면서 고객에게 '캐비노티에(Les Cabinotiers)'를 통해 비스포크 경험을 제공했다. 캐비노티에는 특별한 시계를 주문 제작하는 장인 및 부서를 의미한다. 비스포크(Bespoke)란 '말하는 대로'라는 어원 그대로 개인의 취향에 맞춰 제품 색상과 소재 등을 고객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주는 주문 제작 방식을 뜻한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루브르를 위한 경매(Bid for the Louvre)' 최종 낙찰자가 루브르박물관을 방문해 작품을 고르고 스위스 제네바 바쉐론 콘스탄틴 매뉴팩처에서 디자인 프로젝트에 관해 논의할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바쉐론 콘스탄틴과 루브르박물관은 2022년 박물관의 고대 문명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네 가지 버전 신제품을 공개했다. 루브르 소장품 중 4개의 고대 문명을 대표하는 진귀한 마스터피스를 각각의 다이얼에 묘사해 제품명을 메티에 다르(Metiers d'Art) 컬렉션의 트리뷰트 투 그레이트 시빌라이제이션(Tribute to Great Civilisations)로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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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시작된 루브르박물관과의 문화·예술을 후원하는 파트너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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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바쉐론 콘스탄틴과 루브르박물관은 '손목 위의 마스터피스(A masterpiece on the wrist)' 일환인 새로운 캐비노티에 제품과 함께 더욱 폭넓은 파트너십으로 고객들에게 박물관의 예술 작품을 시계 위 에나멜 다이얼로 구현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선사한다. 시계의 미니어처 에나멜 다이얼 위에는 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가 그린 회화 작품 '앙기아리 전투 속 깃발을 위한 투쟁'이 충실하게 재현됐다.

루벤스가 그린 이 회화 작품에는 흥미로운 역사적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

플랑드르 출신 화가인 그는 17세기 초 이탈리아에 머무는 동안 후에 베키오 궁(Palazzo Vecchio)이 되는 피렌체 시뇨리아 궁(Palazzo della Signoria)의 대회의실 건립 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작업한 거대한 벽화 이미지인 '앙기아리 전투'에 매료돼 잉크, 워시 및 구아슈 기법을 적용해 모사했다. 하지만 다빈치의 '앙기아리 전투'는 현재 남아 있지 않다. 교황 에우제니오 4세(Pope Eugene IV)의 군대와 베니스 및 피렌체 공화국 군대가 밀라노 공국군에 승리를 거둔 전투를 묘사한 그림이자 다빈치의 위대한 걸작으로 손꼽히는 이 대규모 회화 작품은 1506년 미완성인 채로 남겨지게 됐고, 이후 작품은 빠른 속도로 훼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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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어처 페인팅과 그리자이유 에나멜링으로 구현한 다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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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중반 조르조 바사리(Giorgio Vasari)는 코시모 1세 공작(Duke Cosimo I)의 의뢰를 받아 사실상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공간의 벽면 곳곳을 메디치 가문의 공적이 드러나는 새로운 장식으로 뒤덮어 지금의 친궤첸토의 살롱(Salone de' Cinquecento)으로 재구성했다.

바사리의 프레스코화 밑에 다빈치의 앙기아리 전투가 남아 있을 가능성은 아직도 논란의 대상이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시계 장인이 밝게 분산된 색조와 하프 톤으로 지극히 세심하게 그려진 루벤스의 드로잉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여러 연속된 과정을 거쳐야 했다. 마스터 에나멜 장인은 약 20가지에 달하는 브라운, 그레이 브라운, 세피아 브라운, 크림 브라운 컬러를 활용했고, 그만큼 많은 횟수로 900도 온도에서 번갈아 소성 과정을 진행했다. 첫 번째 레이어는 유리화가 시작될 만큼 가볍게 진행돼 초기의 색조가 변색되지 않은 상태로 계속해서 소성 과정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마스터 에나멜 장인은 "직감에 의존해 작품을 제작한다. 20번 연속으로 소성을 진행하려면 소성 과정을 완벽히 마스터해야 한다"고 말했다 . 수백 년 역사를 뛰어넘는 아티스트 간의 대화 속에서 그는 리모주에서 여러 해 동안 연마해온 전문적인 그리자이유 에나멜 기법을 활용해 원본 작품이 지닌 그래픽적인 매력과 고유의 특성은 그대로 간직한 채 수없이 반복되는 디테일을 더해 섬세한 예술 작품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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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어처 에나멜과 그리자이유 에나멜이라는 전례 없는 조합으로 완성된 탁월한 디자인의 타임피스에는 인하우스 칼리버 2460 SC가 탑재돼 있으며, 로터에는 루브르박물관 동쪽 벽면이 인그레이빙 디테일로 구현돼 있다. 여러 세대에 걸쳐 바쉐론 콘스탄틴이 계승해온 인그레이빙 기법은 17세기 '체르카 트로바(Cerca Trova)' 캘리그래피가 인그레이빙된 오피서 타입 케이스백 위에서도 매력적인 자태를 자랑하며 18K 5N 핑크골드 시계에 더욱 예술적인 감각을 불어넣어 준다.

'찾으라, 그러면 발견할 것이다'라는 의미를 지닌 체르카 트로바는 현재 바사리의 프레스코화 작품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마스터 인그레이빙 장인은 "인그레이빙 기법은 하이 워치메이킹 시계에 더욱 특별한 매력을 더해준다"고 말했다.

[김기정 컨슈머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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