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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치마 입고 ‘열린 비상문’ 몸으로 막아…승무원 옷 더 편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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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26일 여객기 비상문을 한 승객이 강제로 연 뒤 승무원이 온몸으로 비상문을 막고 있었던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승무원의 복장이 좀 더 편하면 좋겠다는 주장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지난 26일 비행 중이던 여객기의 비상문을 한 승객이 강제로 연 뒤 승무원이 온몸으로 비상문을 막고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승객 안전을 책임지는 승무원의 복장이 좀 더 편하면 좋겠다는 주장도 다시 나온다.

29일 대구국제공항 관계자가 지난 26일 ‘여객기 비상구 열림’ 사고 당시 활주로에 착륙한 사고 비행기를 촬영한 사진을 보면, 한 승무원이 문에 안전바를 설치한 뒤 두 팔을 벌려 막고 있다. 사진이 에스앤에스(SNS)를 통해 퍼지자 ‘너무 불편해 보인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누리꾼은 “항공사 승무원 유니폼을 바지로 바꾸면 좋겠다. 사진을 보니까 너무 불편해 보인다”고 했다.

승무원 업무수행에 유니폼인 치마가 방해 요소라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이번 사고처럼 급박한 비상 상황 시 승무원이 의자 위로 올라가 승객을 안내해야 할 수도 있고, 응급환자 심폐소생술을 해야 할 수도 있는데, 치마는 이런 활동을 제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국가인권위원회는 2013년 2월 아시아나 항공에 ‘여성 승무원이 바지 근무복도 선택해 입을 수 있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이후 여성 승무원들은 각 사에서 지급되는 유니폼 내에서 자유롭게 입는다. 바지를 입어라, 치마를 입어라 등의 규정은 사라졌다. 하지만 분위기상 바지를 입지 못한다는 지적은 계속됐다. 실제 아시아나 항공은 바지를 기본 유니폼으로 지급하지 않는다. 신청자에게만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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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후 제주공항에서 출발해 대구공항에 비상구 출입문이 열린 채 착륙한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한 승무원이 문에 안전바를 설치한 뒤 두 팔을 벌려 막고 있다. 대구국제공항 관계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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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들은 지급된 유니폼 중 무엇을 입을지는 ‘승무원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ㄱ항공사 관계자는 “회사는 승무원 복장을 바지로 통일하면 좋다. 다만 원치 않는 승무원도 많다. (취향에 따라) 스스로 유니폼 통을 줄여 입기도 한다. 그런 것을 못하게 강제한다면 더 논란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ㄴ항공사 관계자는 “바지를 입는다고 승객들이 더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안전을 최우선순위로 둔다면)모든 승무원이 작업복을 입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객실 승무원들이 매년 비상탈출 대비 안전훈련을 할 때 점프수트 차림의 훈련복을 입는데, 안전을 위해서라면 그런 유니폼을 입혀야 한다는 뜻이다.

객실승무원의 법적 지위는 안전 업무 종사자다. 항공안전법은 이들을 ‘항공기에 탑승하여 비상시 승객을 탈출시키는 등 승객의 안전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항공보안법도 이들이 ‘기장의 위임을 받아 항공기의 보안을 해치는 행위 등을 제지할 수 있다’고 정한다. ‘객실 서비스 업무’보다는 ‘안전’에 방점을 둔 복장 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시은 아시아나항공 노조 부위원장은 “안전요원이 치마를 입는 경우는 없지 않냐. 일원화해서 바지를 입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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