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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여자 잡스’ 사기꾼에 美교도소 들썩…“냄비 닦을 날 기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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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실리콘밸리 사기극으로 수감을 앞둔 엘리자베스 홈스 테라노스 CEO.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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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대 사기극을 벌인 엘리자베스 홈스(39)가 다음주 미 텍사스 브라이언 교도소에 수감될 예정인 가운데, 재소자들과 교도관들이 홈스와 만날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홈스 테라노스 전 최고경영자(CEO)는 피 몇 방울로 100여가지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허위사실로 거액의 투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11월 징역 11년 3개월을 선고받았다. 당시 임신 중이던 홈스는 바로 수감되지 않았고 오는 30일부터 텍사스 브라이언 교도소에 수감될 예정이다.

여성 전용 시설인 브라이언 교도소는 화이트칼라 범죄자, 낮은 수준의 마약 범죄자, 불법체류 이민자 은닉자 등 655명의 수감자가 수용돼 있다. 이 수용소 도서관에는 올해 초 테라노스의 이야기를 다룬 책 ‘배드 블러드’가 등장했다고 지난 3월 풀려난 전직 재소자가 WSJ에 밝혔다.

WSJ은 이 수용소에 과거 수감됐거나 현재 수감 중인 사람들을 인터뷰해 이 책이 투옥을 앞둔 홈스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고 했다. 홈스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는 검은 터틀넥 셔츠를 즐겨 입어 ‘여자 잡스’로도 불리는 등 유명세를 자랑해 온 인물이다.

현재 수감 중인 타샤 웨이드는 “어떤 사람들은 ‘그와 친구가 되고 싶다’는 태도를 보인다”며 “"하지만 ‘그만한 돈을 챙기고도 그 정도 형량밖에 받지 않았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한 교도관에 따르면 일부 교도관들은 홈스에게 냄비를 깨끗이 닦으라고 명령하는 날을 고대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신입 재소자는 대부분 첫 90일간 주방에서 일해야 한다. 시간당 12센트의 급여를 받는 주방 근무는 이 교정시설에서 가장 고된 업무로 알려졌다. 재소자들 일부는 미 연방교정국(BOP)이 운영하는 콜센터 텔레마케터로도 일할 수 있지만, 홈스처럼 통신·인터넷을 이용한 사기죄로 들어온 재소자는 이 업무에서 배제된다.

홈스는 수감 기간 중 매주 주말 22개월된 아들과 갓난아기인 딸을 만날 수 있다. BOP 규정에 따르면 10세 미만 어린이는 재소자인 부모의 무릎 위에 앉을 수 있고, 여성 재소자의 모유 수유도 허용된다.

교도소 안에는 학위 프로그램도 있다. 스탠퍼드대 2학년 재학 중 창업을 위해 중퇴한 홈스는 감방에서 2년제 대학 학위를 딸 수도 있다.

홈스가 수감될 브라이언 교도소는 상대적으로 폭력 사건이 드문 곳으로 꼽힌다. 단, 2020년 재소자 간 성폭력 사건 1건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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