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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풍운아’라던 KIA 前 에이스가 환하게 웃었다… 여전한 클래스, 끊지 못하는 야구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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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누군가는 ‘역대급’ 재능이라고 했다. 100개 이상의 공을 던져도 끄떡없는 체력, 강력한 패스트볼, 타자들에게는 공포로 불린 너무나도 아름다운 커브의 궤적까지 완벽했다. KIA 선발진을 10년 이상 끌고 갈 만한 선수라는 호평이 자자했다. 적어도 아마추어에서는 적수가 마땅치 않았다.

김진우(40)는 감히 ‘풍운아’라고 말할 만한 경력을 가졌다. 아마추어 최고의 선수, 프로에서도 팀의 에이스로 기대를 받을 만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개인사로 방황의 시간이 꽤 길었다. 잠시 프로 무대를 떠나기도 해 팬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다시 돌아온 프로 무대에서 성공을 거뒀고, 방출된 이후에도 야구 선수로서의 꿈을 이어 가기 위해 발버둥 쳤다. 그 과정에서 김진우의 얼굴에서는 미소보다는 찡그린 표정을 보는 날이 더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얼굴에 온화한 미소가 만연하다. 28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제2회 시도대항 야구대회’에 광주광역시 대표로 참가한 김진우는 더그아웃에서 농담으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넉살도 생겼다. “예전의 모습이 아직 보인다”는 말에 김진우는 “좀 던졌더니 어깨가 아프다”며 손사래를 치며 어깨를 빙빙 돌려보였다. 현역 시절 하루에 120개 이상을 던져도 멀쩡했던 김진우도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었다.

완전히 야구 선수로서의 꿈을 접었지만, 야구와 인연을 끊은 건 아니었다. 경기 전 만난 김진우는 “지금 광주에 거주하고 있다. 은퇴 후 광주에서 어린 선수들을 계속 가르치고 있다.한 6년 정도 됐다.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주된 대상이다. 그와 별개로 개인 사업도 조금 하고 있다”고 근황을 설명했다. 치열했던 프로의 세계에서 떠난 뒤, 아이들을 가르치며 야구의 맛을 다시 느끼고 있다.

그래서 공도 계속 던진다. 프로는 아니지만 동호인 야구에서 꾸준하게 활약한다. 이번 시도대항 야구대회에서도 광주광역시의 에이스 몫을 충실하게 했다. 김진우는 프로에서 던졌을 때보다 지금이 더 떨린다는 의외의 답을 내놓기도 했다. “프로에서 못 던지면 ‘에이, 다음부터 잘 던지면 되지’라고 생각하며 넘어갈 수 있는데, 이번 대회는 한 경기에서 지면 대회가 끝난다”는 게 김진우가 설명하는 이유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전직 프로 선수 중에서도 독보적인 경력을 가진 김진우다. 그러나 책임감은 여전했다. 동호인 대회라고 해서 경기를 우습게 여긴 적도 없고, 책임감을 내려놓은 적도 없었다. 김진우는 “한 경기 지면 끝난다는 생각에 부담이 많이 된다. 투수로 나가지 않았을 때는 어떻게 해야 팀에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도 많이 한 것 같다. 더 떨리고 긴장도 된다. 어쩌면 그래서 더 재미도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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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는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했다. 28일 충청남도와 경기에서 2회 선발 이상우를 구원 등판해 6회까지 던졌다. 구속은 예전만 못했다. 그러나 “어깨가 아프다”던 김진우는 시속 120㎞대의 패스트볼부터 시작해 경기 막판에는 최고 140㎞에 이를 정도의 빠른 공을 던졌다. 마운드에 올라가면 저절로 생기는 긴장감과 책임감이 김진우의 어깨를 또 혹사시킨 셈이다. 하지만 싫은 내색은 없었다. 실책이 나와도 웃어 넘겼다. 예전과 달라졌다.

클래스는 여전했다. 전력으로 던지지 않아도 공의 끝이 좋은 게 육안으로 보였다. 사회인 수준에서 공 꼬리가 죽는 경우가 많은데 김진우의 공은 살아서 꿈틀거렸다. 높은 쪽 코스 공략이 가능했던 이유다. 여기에 커브 등 변화구의 각은 은퇴한 지 오래 된 선수라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좋았다. 비록 몸이 예전만 못하고 구위도 그렇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투구였다.

팀은 타격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해 졌지만 김진우는 감투상을 수상해 이번 대회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았다. 예전에는 졌다면 웃는 모습을 보기 어려운 김진우였다. 그러나 시상식에서는 충청남도 선수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환하게 웃었다. 김진우도 후회 없이 던졌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동호인 야구의 매력은 그것에 있지 않다고 강조한다.

김진우는 “지금 동호인 야구 시장이 엄청나게 커졌다. 그러나 그것에 비해 환경은 많이 떨어진다”고 아쉬워한 뒤 “그런 것들을 계속 보완한다면 내가 봤을 때 동호인 야구는 정말 좋은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전직 프로 선수가 아닌, 한 명의 동호회 야구인으로서의 바람과 함께 김진우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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