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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14% 고금리 빚 썼다가...대출로 돌려막는 서민들 확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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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카드사 대출 분석해보니
카드론 연체로 다시받은 대출
증가속도 작년보다 4배나 빨라


매일경제

카드사의 대환대출 잔액이 지난해보다 3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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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의 대환대출 잔액이 작년보다 3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환대출 잔액은 카드론을 연체한 고객을 재평가해 다시 대출을 내준 금액이다.

카드사들이 각각 고객들 상환능력을 판단해 대출 기한을 연장해준 것인데, 한번 연체가 됐던 고객은 장기적으로는 다시 연체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카드론 이용 계층을 감안하면 서민경제에 경고등이 늘고 있는 셈이다.

29일 여신금융협회에 공시에 따르면 7개 주요 카드사(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카드)의 대환대출 잔액은 4월말 기준 1조23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9302억원)대비 33.14%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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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환대출 증가세도 빨라졌다. 대환대출잔액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증가해오고 있지만 올해들어선 1월과 4월에 7.5%씩 증가하는 등 기울기가 커졌다. 평균상승률을 보면 올해는 4.77%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평균상승률은 1.26%에 그쳤다. 올들어 빚갚기 어려워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카드사는 카드론 대출 연체가 발생하면 고객 상환능력을 판단해 대출 기한을 연장하거나, 받지 못할 빚으로 판단하면 해당 채권을 판매한다. 대개 연체 고객은 카드론을 연장해줘도 다시 연체할 가능성이 높아 대환대출은 건전성에 악영향을 준다.

다만 연장을 해주면 대환대출을 제외한 연체율 수치에선 이같은 연체가 드러나지 않는다. 실제 대환대출을 포함한 연체율은 가장 양호한 현대카드가 0.95%를 기록했고, 삼성카드 1.24%, 하나카드 1.47%, 롯데카드 1.58%, 신한카드 1.62%, 우리카드 1.65%, KB국민카드 1.8% 순이다. 각사가 1분기 실적발표때 공개한 대환대출 제외 연체율이 1.1~1.35% 수준으로 나타났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카드사별로는 삼성카드와 신한카드가 전년동기 대비 10.2%, 12.1% 늘어나 다소 양호한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롯데카드는 285.7% 늘면서 대환대출 잔액이 급증했. 이어 우리카드(67.4%), 하나카드(42.9%), 현대카드(34.1%), 국민카드(34.0%)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롯데카드의 경우 대환대출 잔액이 6844억원으로 7개사 평균인 1조7693억원에 크게 못미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그간 건전성 관리를 위해 카드론 연체고객에게 대환대출을 거의 안 해오다가 올해 일부 대환을 늘리면서 생긴 기저효과”라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2분기의 시작인 4월 들어서도 대환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건전성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 15%를 넘겼던 카드론 평균 금리가 지난달 연 13%대로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위험요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주요 카드업체(KB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카드)의 4월 카드론 평균 금리는 13.88%로 집계됐다. 전월(13.99%)보다 0.1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자율도 높다. 이들 업체 카드론 평균 금리는 작년 10월까지 연 12∼13%대를 유지했지만 자금시장 경색으로 조달 금리가 올라가면서 같은 해 12월엔 15.07%까지 상승한 바 있다.

카드론 금리 하락세도 다소 둔화됐다. 현대카드는 4월 연 12.87%로 전달과 동일한 수치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 14.03%, 우리카드도 13.51%를 전달과 같은 금리다. 롯데카드는 14.75%에서 14.56%로, 신한카드는 13.95%에서 13.78%로, 하나카드는 14.64%에서 14.27%로 내렸다. 반면 삼성카드는 14.16%에서 14.21%로 소폭 올렸다.

카드론뿐만 아니라 이자가 사실상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 육박하는 리볼빙이 증가세인 것도 위험 징후다. 리볼빙은 일시불로 물건을 산 뒤 카드 대금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서비스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카드사(신한·삼성·KB·롯데·우리·하나·현대)의 올해 4월 리볼빙 잔액은 7조1729억원. 지난해 4월(6조2740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늘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건전성에 큰 문제가 생긴 카드사는 없어 보인다”면서도 “점점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는 건 사실이기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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