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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fn광장] 대한민국은 G8 국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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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G7이라는 말은 'Group of 7'이라는 말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의 정상과 유럽연합(EU) 이사회의 상임의장, EU 위원장의 9인이 매년 개최하는 회의다. 제1회 회의는 1975년에 프랑스의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탱 대통령이 제창해 프랑스에서 개최됐다. 1973년 일어난 제1차 오일쇼크 후의 혼란한 세계 경제질서에 서방 선진국들이 협력해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제1회 회의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과 서독의 6개국이 참가했으나 1976년 캐나다가 참가하게 되었고 1977년에는 EU의 전신인 유럽공동체(EC) 수뇌가 참가했다. 회의 주제는 경제 중심이었으나 1979년 구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게 되자 정치문제도 다루게 되었다. 지금은 안전보장, 기후변동 등으로 토론의 주제가 다양해지고 있다. 회의가 끝나면 '정상선언' 등의 문서로 정리되고, 선진국들의 의사를 내보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러시아가 참가한 사례도 있다. 1989년에 냉전이 종식되고 1994년 이탈리아 나폴리 정상회담에 참가해 G8 정상회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2018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일방적으로 합병하는 일이 벌어지자 러시아를 제외한 G7 국가들이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G7 회의에서 러시아를 보이콧해 참여를 배제시켰다. 올해 5월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회의는 일본이 의장국이기 때문에 주최국으로 주제 선정과 공동선언을 문서화하는 큰 역할을 담당했다. 일본은 지금까지 7차례나 의장국 임무를 수행한 외교강국이다.

이러한 역사적 행보가 있었던 G7에 한국이 포함돼 G8 국가가 되기를 염원해 본다. 한국이 G8 국가에 포함되는 것에 대해 G7 국가들 간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좋은 편이다. 우선 가장 영향력이 큰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일 관계를 선제적으로 개선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매우 높다. 지난 5년간 애타도록 한·미·일 공조체제를 만들어 보려고 절치부심 갈망해 왔는데 한국의 정상이 일본의 기시다 총리에게 손을 먼저 내밀면서 이 문제를 풀어준 것이다.

그리고 여타 유럽 국가들도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하는 나라, 자유와 민주주의를 국책으로 내세우는 한국은 자동차·휴대폰·K팝까지 G8 국가가 되고도 남는다. G7에서 일본만 아시아 국가이니 아시아에서 한국이 참여하면 G8 정상회의는 더욱더 진보된 글로벌 협력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일본이 아시아 국가에서 유일하게 G7 멤버 지위를 독보적으로 누렸는데 한국이 공식 멤버가 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받아주느냐가 가장 크나큰 변수가 될 것 같다. 만약 아베 신조 총리가 여전히 총리직에 있었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파벌의 힘이 약한 기시다 총리의 한계도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강하게 밀어붙이면 일본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어느 국가나 역사적 기회가 밀려들 때가 있는데 지금이 역사적 호기라고 생각한다. G8 국가가 되면 국격도 높아지지만 안전보장도 더욱 튼튼해진다. 윤 대통령 임기 내에 G8 국가가 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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