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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역전세 vs 금리인하'…헷갈리는 부동산 결정지을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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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떨어졌던 집값, 서울서 반등·거래량도 늘어
전세사기·역전세 언제까지?…전세시장 흐름 '촉각'
금리 공포 완화…경기 흐름·총선 앞둔 정치권 '변수'


강남을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있는가하면 최근의 흐름이 대세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전세사기와 역전세 등 전세시장 이슈가 향후 부동산 시장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거라는 설명이다. 또 경기 전반의 분위기와 금리 흐름,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추가 규제 완화 등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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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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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상승 반전…거래 늘고 미분양 줄어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국내 집값이 하락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전국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지난해 4월 0%로 보합을 나타낸 뒤 지난달까지 1년간 집값 하락이 이어졌다.

하지만 정부의 1.3 부동산 대책 이후 하락세는 완화하는 추세다. 특히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로 보면 지난 5월 넷째 주(22일 기준)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년 만에 상승 반전하며 눈길을 끌었다.

주택 거래량과 미분양 주택 규모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국의 주택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5월 약 6만 3000가구를 기록한 뒤 올해 1월(약 2만 6000가구)까지 줄다가 올해 2월 이후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3월 주택 매매량은 약 5만 2000가구까지 늘었다.

미분양 주택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 매달 약 1만 가구씩 늘며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 증가세가 완화하는 흐름이다. 3월에는 약 7만 2000가구를 기록하며 되레 전달보다 줄었다.

이런 흐름이 지속하자 시장에서는 '집값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금리 인상 기조가 완화한 데다가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 등의 영향으로 집값 하락세가 멈출 수 있다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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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미분양 주택 수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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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흐름 '촉각'…역전세 영향 언제까지?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데에는 한목소리를 내지만 이런 흐름이 대세 상승으로 이어질 거라고 단언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여전히 여러 변수가 남아 있어 올해 하반기까지는 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꼽는 것은 전세 시장 동향이다. 최근 전세사기와 역전세 등으로 전세를 회피하려는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과 전세보증금 반환 문제가 급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팀장은 "역전세 문제는 전세 가격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을 하면서 매매 가격을 더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여파가 어느 정도 크기로 지나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하반기에는 전셋값이 가장 주요한 포인트"라며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매매 시장은 약보합 상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역전세 문제로 인한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내놨다. 윤 전문위원은 "지난해 전셋값이 급락했다가 최근 하락세가 완화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역전세 문제는 지금이 가장 정점일 수도 있다"며 "이후 역전세 문제가 사그라들 경우 전셋값이 상승하고 이는 매매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 역시 "역전세 이슈는 올해 하반기를 지나면 일단락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특히 최근 월세는 급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세 수요가 크게 빠지면서 전셋값이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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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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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여전히 침체…금리보다 정책 변수 '주목'

전반적인 경기 흐름이나 거래량 등 부동산 시장의 지표들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한국은행이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다가 최근 서울 아파트값 반등 등 시장 동향을 보면 올해 하반기에는 완만한 상승세가 나타날 수는 있다"며 "다만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을 1.4%로 하향한 점 등을 고려하면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게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 팀장은 "국내 부동산 시장 거래량을 보면 올해 초부터 지난 4월 말까지 증가세를 보였지만 5월의 경우 지금까지 신고된 거래량을 놓고 보면 전달보다 현저하게 적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결국 수요자들이 추격 매수에 나서지 않는 상황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거래량이 앞으로도 더 늘어날지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간 국내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켰던 금리 변수는 확연하게 줄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다가 시중 금리가 낮아진 영향이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선반영된 만큼 혹여 한국은행이 금리를 낮추더라도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거라는 전망이다.

윤 전문위원은 "한국은행이 당장 기준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이지만 이미 시중 대출금리가 떨어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거로 본다"고 분석했다.

올해 연말부터는 정책적인 변수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 공약이 줄줄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다.

윤 팀장은 "이미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총선을 앞두고 더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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