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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드론 공격, 모스크바 시민들에 전쟁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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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들, 30일 공격 심리적 충격 일제히 강조

상징적 공격 넘어 러 정치·경제 엘리트 노렸다

모스크바 대공 방어 체계 드론 공격 방어 취약

뉴시스

[모스크바=AP/뉴시스]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한 아파트 건물이 우크라이나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항공기(드론) 공격을 받아 파손된 것이 보이고 있다. 202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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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30일(현지 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큰 물리적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모스크바 시민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현실을 직시하도록 만들었다고 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민족주의자들이 모스크바 공격을 심리적 타격이라고 말한다”는 제목으로 보도했으며 CNN은 “모스크바에 전쟁이 닥쳤다”는 기사를, 의회전문매체 더 힐(THE HILL)은 “푸틴의 전쟁 신화 깨지다”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모스크바에 전쟁 닥쳤다


NYT는 러시아 민족주의자들이 정부가 러시아 국경 넘어 전쟁이 확대하는 것에 국민들이 대비하도록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NYT는 드론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아파트 3개 동의 창문이 일부 깨지고 주민 2명이 경상을 입는 등 피해가 크지 않지만 전쟁이 모스크바 주민들 일상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려는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의 현실을 실감하게 만든 심리적 충격이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미하일 즈빈축 전쟁지지 블로거는 텔레그램에 “주민들을 겁주려는 의도였다면 모스크바 상공에 드론이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예프게니 프리고진 바그너용병그룹 대표는 러시아가 드론 전쟁에 뒤쳐져 있다면서 러시아 국방부를 비난하고 상류층 주거지가 공격대상이 된 점을 부각했다.

전쟁 확대를 주장해온 이고르 기르킨 전 민병대 지도자는 텔레그램에 “솔직하게 밝히지 않고 나폴레옹의 모스크바 공격을 물리쳤다는 식의 애매하게 말하면서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된다고 하는데 진짜 계획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CNN은 도시에서 경보가 울리고 폭발소리가 들리고 대공 무기가 발사되는 장면 등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익숙한 장면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가 아닌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정치, 경제 엘리트 겨냥한 공격


CNN은 또 30일의 드론 공격이 기존에 간간이 있었던 공격과는 양적으로 다르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상징적 공격을 넘어 러시아 정치, 경제 엘리트를 겨냥한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부호, 정치인, 고위 당국자들이 모여 사는 모스크바 남서부 호화 주거지인 루블료프카 지역이 공격당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알렉산데르 힌슈테인 의원은 모스크바에 대한 드론 공격이 “우리가 직면한 새로운 현실”이라고 말해다고 CNN이 전했다. 그는 “드론을 모두 요격했다고 안심하면 안 된다, 적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더힐은 모스크바 드론 공격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성공적이라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주장을 훼손하고 러시아 국민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실감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더힐은 특히 지난주 푸틴 반대 러시아 민병대가 국경을 넘어 공격한 것과 함께 드론 공격을 계기로 러시아군을 비난하는 강경파들이 늘어나면서 러시아에 내분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보컨설팅회사 비컨 글로벌 스트래티지스의 마이클 앨런 총괄이사는 수도 모스크바에 대한 드론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습에 보복할 것이라는 메시지라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신화를 깨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보복 공격 갈수록 거세질 듯


더힐은 우크라이나가 갈수록 러시아 내부 깊숙이 공격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공격 규모가 커질 것이다. 전쟁이 스쳐 지나갈 먼 일로 보는 것이 착각인 이유”라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한편 NYT는 1980년대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폭탄 공격 방어를 위해 설치된 러시아의 아무르(Amur) 대공 방어체계가 우크라이와 벌이는 현대 전쟁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이 때문에 러시아가 지난 1월 국방부 청사 등 건물 옥상에 최신 대공무기들을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러시아의 최신 대공무기로 S-400과 판치르 S-1를 꼽았고, 30일 판치르 미사일이 드론 8대 가운데 5대를 요격한 것으로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나머지 드론 3대는 폴-21이라는 전자방해무기로 요격했다고 밝혔다. 폴-21은 위성항법신호(GPS)를 교란해 드론이 궤도를 잃고 떨어지도록 하는 무기다.

모스크바 대공방어체계 소형, 저공비행 드론 방어에 취약


NYT는 푸틴이 드론 8대를 모두 요격한 사실을 두고 러시아의 승리로 묘사하고 있으나 판치르와 폴-21은 위성 정보로 가득한 인구 밀집지역 방어에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드론이 인구밀접지역에 도달하기 전에 요격해야 하지만 면적이 넓은 러시아로선 어려운 과제라는 것이다.

NYT는 또 과거 각종 민간 항공기가 날아다니는 도시 주변의 경우 크기가 작은 드론을 가려내 요격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과거 방공 레이더에서 헬리콥터보다 작은 물체는 식별 대상에서 배제됐으나 작은 드론을 포착하기 위해 레이더를 조정하면 새들도 함께 포착되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략국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전문가 이안 윌리엄스 연구원은 판치르 대공 무기가 드론처럼 저공비행하는 물체의 요격에 최적화돼 있지 않다면서 30일 드론 공격을 감행한 주체가 “판치르 등 모스크바 대공 방어 체계의 취약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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