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서울 강남구의 한 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초등학생이 음주 운전 차량에 치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학교 학생들이 피해자를 위한 추모 공간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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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근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 운전으로 9살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남성에게 1심에서 징역 7년이 선고됐다. 피해 아동의 아버지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형량”이라며 반발했다.

가해자 A(40)씨는 31일 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최경서) 선고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치사, 위험운전치사,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 혐의가 인정돼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A씨가 초범으로 재범 위험이 높지 않고 피해 유족을 위해 3억 5000만원을 공탁한 점, 혈액암으로 투병 중인 상황 등이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됐다.

재판부는 A씨가 사고 직후 도망치려 한 의도는 증명되지 않았다며 뺑소니(도주치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집 앞 스쿨존에서 사고를 내고 주차장으로 향한 A씨는 40여 초 만에 다시 사고 현장으로 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가해자의 엄벌을 탄원했던 피해 아동 아버지는 이날 선고가 끝난 뒤 재판부의 판단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아버지 B씨는 “이번 판결이 음주운전자로 하여금 다시는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지 않게 할지 의문스럽다”며 “형량의 목표는 재발 방지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징역 7년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뺑소니에 무죄를 선고한 것에 대해서도 “법리적인 판단은 잘 모르지만 사고를 내고 집으로 간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B씨는 “우리 아이의 사망 사고 이후로도 수많은 아이들이 (음주 운전으로) 숨졌다”며 “이대로 가면 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방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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