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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WBC 선수 3명 "술자리 가졌지만…경기 전날엔 술 안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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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야구대표팀 일부 선수가 대회 기간 유흥주점에 출입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들은 "술자리를 한 적은 있지만, 경기 전날엔 술집에 출입하지 않았다"고 항변하고 있다. KBO는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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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본선 1라운드 일본전에서 패한 뒤 관중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한국 대표팀 투수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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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유튜브 채널 '세이엔터'는 "WBC에 출전한 프로야구 선수들이 지난 3월 본선 1라운드가 열린 일본 도쿄에서 밤새 음주를 했다"고 주장했다. 뒤이어 뉴데일리가 "일부 투수가 첫 경기인 3월 9일 호주전 전날 밤부터 경기 당일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10일 열린 일본전을 앞두고도 밤새 술자리를 했다"고 보도했다. 뉴데일리는 관련 선수 3명의 포지션을 상세하게 특정하면서 술자리 장소로 여성 접객부가 있는 유흥주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KBO는 이날 경기 종료 후 각 구단을 통해 구두로 확인 절차를 거친 뒤 31일 오전 이와 관련해 허구연 총재, 류대환 사무총장과 관련 부서 담당자가 모인 긴급 회의를 열었다. 그 결과 "의혹이 제기된 선수 3명에게 경위서를 받아 사실관계를 가린 뒤 후속 대처를 논의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또 WBC 대표팀에 선수를 파견한 9개 구단에게도 소속 선수에게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사실 확인서 제출을 요청했다.

해당 선수 세 명은 이날 KBO에 제출한 경위서에서 "오사카에서 도쿄로 이동한 7일 밤과 휴식일 전날인 10일 밤 스낵바에서 늦게까지 술을 마셨다"고 인정하면서도 "경기 전날 밤엔 해당 업소에 출입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또 이들을 제외한 대표팀 선수 전원은 "1라운드 최종전(13일 중국전)이 끝나기 전까지 유흥업소에 출입한 사실이 없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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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WBC 본선 1라운드에서 조 3위로 탈락한 뒤 어두운 표정으로 귀국하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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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세 선수의 경위서를 면밀히 조사해 국가대표 운영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와 상벌위원회 개최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 음주 관련 처벌 조항은 없지만, '대표팀 소집 기간 동안 국가대표로서의 명예와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내용은 포함돼 있다. 또 13조 3항에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WBC 본선 1라운드에서 2승 2패로 B조 3위에 그쳐 조기 탈락했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호주전에서 7-8로 졌고, 한 수 위인 일본을 상대로는 4-13으로 대패했다. 이번 대회 최약체로 꼽힌 체코와 중국을 꺾었지만, 싸늘한 여론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에 의문 부호가 붙었고, KBO리그 '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선수가 도를 넘은 음주로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논란까지 불거졌다. 패배로 인한 논란보다 더 큰 파장이 예상된다. 실력의 차이는 선수가 최선을 다해도 단기간에 극복하기 어렵지만, 국가대표로서의 품행과 컨디션 관리는 선수 개인의 의지에 달린 문제라서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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