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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손맛’ 없으면 내지 마세요…웹툰에도 등장한 이 녀석, 막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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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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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자사의 웹툰 공모전에 출품하기 위한 자격 조건으로 인공지능(AI) 도구를 사용하지 않을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최근 웹툰 시장에서 AI 활용이 논란이 되는 상황에 나온 방침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네이버도 뒤늦게 AI 사용을 금지키로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0일 자사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인간이 웹툰을 지배함’이라는 이름의 공모전을 연다고 밝혔다. 접수 기간은 6월 1~6일로, 당선될 경우 상금 1000만원과 카카오웹툰 연재 기회 등 혜택이 주어진다.

주목되는 것은 공모전 선발 자격에 ‘AI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선발 제외 조건에 ‘인손인그(인간의 손으로 인간이 그린)가 아닌 작품’이 명시되어 있음은 물론이고, 작품을 제출할 때 AI의 힘을 빌리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자료를 동봉해야 한다.

AI 활용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묻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콘티와 인터뷰를 통해 1차 확인할 예정이며, 사람이 직접 그리지 않은 그림의 경우 현재 단계에서 파악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조합들이 있어 판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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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삼성오피스 [박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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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31일 네이버는 자사의 공모전 ‘2023 네이버웹툰 지상최대공모전’에서 AI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공모전이 시작될 당시만 하더라도 AI와 관련해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았으나, 독자들의 여론이 악화되자 이를 뒤집은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작품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정식연재를 염두에 두고 진행하는 지상최대공모전 2차 접수 작품에는 생성형 AI의 활용이 불가하다”며 “AI를 통해 1차 심사를 통과한 참가자도 2차 심사 때에는 AI 사용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양사의 이 같은 방침은 최근 웹툰 독자들 사이에서 벌어진 AI 관련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네이버웹툰 신작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은 제작 과정에 AI 기술이 사용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용자의 평점이 10점 만점에 1점 대로 추락한 바 있다.

네이버 약관상 공모전에 출품한 작품이 자사 AI 학습에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관련 논란이 이어지며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AI를 이용해 제작된 콘텐츠는 그 사실을 표시하도록 하는 콘텐츠산업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내놓았다.

네이버는 수년 전부터 웹툰과 관련한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AI 관련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웹툰 AI 전문 조직을 신설하는가 하면, 실제 사진을 웹툰처럼 바꿔주는 ‘웹툰미’와 밑그림이 그려진 상태에서 채색을 돕는 ‘AI 페인터’ 등을 잇따라 공개했다. 하지만 지난 4월 1일 만우절을 맞아 자사 웹툰 전체를 AI로 변환한 결과물을 선보였을 때 독자로부터 반발을 샀다.

웹툰 독자들 사이에서는 “공모전 제목이 ‘인간이 웹툰을 지배함’인 것만 보아도 사실상 카카오웹툰이 네이버웹툰을 저격했다고 봐야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에 대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번 공모전은 그동안 개최해왔던 다양한 콘셉트의 공모전 중 하나로 타사 공모전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AI에 대한 회사의 입장이나 방침이 있는 게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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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에서 논란이 된 부분. 왼쪽 첫 번째 사람이 침대 위에 올라서 있어, 생성형 AI로 만들어낸 결과를 그대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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