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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무역적자 줄고있지만 …'배터리 소재' 中의존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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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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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역수지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나 적자 폭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말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다만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품목의 수출 감소가 아직 이어지고 있어 반전 시점을 확신하긴 어렵다.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 우려도 있다. 특히 대(對)중국 무역수지는 배터리 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오히려 커지면서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는 양상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수출은 522억4000만달러, 수입은 543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무역수지는 21억달러 적자였다. 올 들어 누적 무역적자는 273억4000만달러에 달하게 됐다. 지난해 전체 무역적자 규모인 477억8500만달러의 57%에 달하는 수치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부문이 지난해 5월보다 36.2% 급감한 73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전체 수출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날 "지난 1분기보다 무역적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월별 일평균 수출액이 회복 추세에 있다"며 "6월부터는 무역수지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산업연구원이 올해 전체 무역수지가 353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에 대해선 보수적으로 전망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김완기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과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 효과를 반영하지 않고 지나치게 보수적인 예측에 기반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올해 무역적자는 산업연구원의 전망치보다는 훨씬 적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 들어 월별 무역적자는 1월 125억3000만달러를 기록한 뒤 2월 53억2000만달러, 3월 47억4000만달러, 4월 26억5000만달러, 5월 21억달러 등으로 5개월 연속 적자 폭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경기 부진 영향으로 지난달 반도체(-14.6%), 철강(-17.6%), 컴퓨터(-22.9%) 등 주요 품목 수입이 줄어든 점은 위험 요인이다.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도 국제유가 하락세로 단가가 떨어지면서 각각 33.2%, 26.3% 줄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면서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 가능성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무역수지 흑자 전환 시점이 수출 반등보다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불황형 흑자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중 무역수지가 배터리 소재에 대한 높은 의존도의 영향으로 반등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에 머무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대중국 수입 상위 5대 품목 가운데 리튬이온 배터리(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105.9%), 산화리튬·수산화리튬(477.1%), 스마트폰(102.9%) 등 2차전지와 정보기술(IT) 품목 수입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 이에 4월까지 리튬이온 배터리의 대중 수입 의존도는 95% 수준까지 상승했다.

희토류 역시 대중 수입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 중국의 가격 변동 영향에 취약하다. 공급망 편중 문제가 여전히 한국 경제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중국의 산업 자립도가 상승하면서 중간재 분야에서 한국산 수입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IT 분야에서 중간재 내재화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기계·화학 수출 자립도는 2018년 각각 0.67, -0.5였지만 2022년 0.8, 0.29까지 올라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차전지 분야에서 중국산 소재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은데다 한국도 이를 많이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대중 무역적자가 커지는 양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미국이 중국의 핵심기술이 들어간 중간재를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연구개발과 국산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동환 기자 /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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