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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꽉 막힌 혁신 생태계 … 제2 희생양 나올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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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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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베이직'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1일 대법원의 최종 무죄 판결로 매듭이 지어졌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제2·제3의 타다가 나올 수 있는 여지가 곳곳에 있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번 타다 사태처럼 기존 직역단체와 벌이는 갈등은 물론 제도적 규제 등의 문제로 혁신적인 서비스가 좌초될 위기에 몰린 스타트업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한변호사협회와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 운영사인 로앤컴퍼니 간 갈등이다. 로앤컴퍼니는 수년간 이어진 변호사 단체와 잦은 마찰로 제대로 사업을 확장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해 현재는 경영 악화로 고강도 구조조정을 하는 지경에 이른 상태다. 헌법재판소와 공정거래위원회가 각각 지난해 5월과 올해 2월에 모두 로앤컴퍼니 손을 들어줬지만 장기간 지속된 소송전과 기존 단체 압박 등으로 로톡에서 활동하던 변호사들의 탈퇴가 가속화되면서 플랫폼의 혁신 동력도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다.

세금 환급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 중인 자비스앤빌런즈와 한국세무사회 간 갈등도 현재진행형이다. 세무사회는 2020년 삼쩜삼과 업무제휴를 맺은 파트너 세무사 7명에 대해 징계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또 삼쩜삼이 현행법에 어긋나는 서비스라며 세무사회가 이 회사를 상대로 고소·고발을 진행하는 등 분쟁이 한창이다.

성형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를 운영하고 있는 힐링페이퍼 역시 대한의사협회와, 부동산 중개서비스 플랫폼 '직방'도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비대면 의료(진료) 플랫폼 '닥터나우' '굿닥' 등의 스타트업이 대한의사협회·대한약사회 등과 문제를 빚고 있는데, 비대면 진료를 둘러싼 논쟁은 정치권의 쟁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현장에서는 정치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권이 전적으로 기존 사업 이해관계자들의 입장만 대변하면서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편리함 등 대중의 이익은 물론 혁신까지도 놓친 사례가 바로 타다 사태였다"면서 "문제는 지금도 이러한 제2·제3의 타다가 여러 분야에서 기득권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데, 정작 정치권은 총선을 앞두고 이들 단체 눈치 보기에만 급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벤처기업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이번 판결을 교훈 삼아 국가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 편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에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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