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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슬럼프 탈출 오타니, 저지 MVP 2연패 ‘저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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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와 ‘홈런왕’ 에런 저지(31·뉴욕 양키스)가 메이저리그(MLB) 최고 선수 경쟁 2라운드를 시작했다. 저지가 몰아치기로 성큼 앞서가자 슬럼프에서 벗어난 오타니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중앙일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오타니는 1일(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시즌 14, 15호)을 터트려 아메리칸리그(AL) 홈런 1위 저지(18개)를 3개 차로 추격했다. 3회 1사 1루에서 2점 홈런을 날렸고, 4회 1사 2루에서 다시 2점 홈런을 쳐 에인절스의 12-5 승리에 힘을 보탰다. 두 홈런 다 비거리가 각각 130m와 140m나 되는 초대형 아치였다. 오타니가 한 경기 멀티 홈런(2개 이상)을 기록한 것은 빅리그 통산 13번째다.

투타를 겸업하고 있는 오타니는 최근 마운드와 타격에서 모두 슬럼프를 겪었다. 투수로는 4월 28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6이닝 5실점), 지난달 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5이닝 4실점), 16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7이닝 5실점)에서 잇달아 4점 이상을 내주며 흔들렸다. 그러나 22일 미네소타 트윈스전과 28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연속으로 6이닝 1자책점을 기록하면서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타자로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17일 볼티모어전부터 30일 화이트삭스전까지 타율 0.148(54타수 8안타)로 부진했지만, 31일 시즌 13호 홈런과 이날의 연타석 홈런으로 슬럼프 탈출을 알렸다.

양키스의 해결사 저지 역시 만만찮은 괴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 한 달간 타율 0.342, 홈런 12개, 25타점, 출루율 0.474, 장타율 0.882를 기록하면서 ‘뉴욕의 거인’이 깨어났음을 알렸다. 특히 지난달 29~31일 시애틀을 상대로 사흘간 홈런 4개를 때려내면서 단숨에 AL 홈런 1위로 치고 나갔다. 2년 연속 홈런왕을 향해 순항 중이다.

오타니와 저지는 MLB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다. 148년째를 맞이한 MLB 역사에 리그 MVP와 신인왕을 모두 수상한 선수는 12명밖에 없다. 오타니는 2018년 신인왕과 2021년 MVP를 받아 11호 선수가 됐고, 저지는 2017년 신인왕과 지난해 MVP를 수상해 12호 선수로 기록됐다.

신인 시절부터 신드롬을 일으켰다는 점도 비슷하다. 2017년 처음 양키스 주전이 된 저지는 첫 달에만 홈런 10개를 때려내면서 일찌감치 신인왕 레이스 독주 체제를 굳혔다. 결국 홈런왕(52개)으로 시즌을 마쳐 만장일치로 신인왕에 올랐다.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하고 2018년 빅리그로 건너간 오타니는 현대 야구에서 사라진 듯했던 ‘이도류’를 실천 중이다. 데뷔하자마자 첫 10경기에서 투수로는 2승을 올리고 타자로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면서 ‘외계인’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해마다 두 선수의 MVP 싸움(아메리칸리그)도 치열하다. 2021년엔 투타를 겸업하며 시즌 내내 맹활약한 오타니가 만장일치로 MVP에 뽑혔다. 지난 시즌엔 저지가 오랜 부상을 털고 ‘괴물 모드’로 돌입하면서 MVP가 됐다.

저지는 지난해 홈런 62개를 쳐 팀 선배 로저 매리스가 1961년 남긴 AL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61개)을 61년 만에 갈아치웠다. 금지약물의 도움을 받지 않은 타자가 60홈런을 넘긴 건 역대 세 번째이자 매리스 이후 61년 만이었다.

오타니도 분전했다. 지난 시즌 역대 최초로 규정 이닝과 규정 타석을 동시에 채우면서 최초로 10승-30홈런과 200탈삼진-30홈런 기록을 작성했다. 그런데도 저지가 기록한 ‘청정 60홈런’의 상징성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저지가 1위 표 30장 중 28장을 휩쓸며 MVP에 올랐고, 오타니가 남은 2장과 2위 표 28장을 가져갔다.

왼손엔 배트, 오른손엔 공을 쥔 ‘베이브 루스의 후예’ 오타니와 괴력의 홈런포를 앞세운 ‘양키스의 간판’ 저지는 올 시즌에도 최고 선수 자리를 놓고 명승부를 시작했다.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계속될, 세기의 라이벌전이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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