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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이슈 인공위성과 우주탐사

위성 초기 교신 성공률 71%로 향상… 누리호 첫 실전 발사 ‘합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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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3차 발사 ‘성공’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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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가 지난달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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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처음 실전 발사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발사 결과에 전문가들은 ‘합격점’을 줬다. 탑재된 7기의 큐브위성 중 1기의 행방이 아직 묘연하고 1기는 사출에 실패했지만 지난 2차 발사에 비해 위성의 궤도 투입 성공률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3차 발사에선 성능 검증 위성에서 큐브위성을 사출했던 2차 발사와 달리 발사체에서 직접 위성을 궤도에 투입하는 기술력을 검증했다. 크기가 작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거동이 어려운 큐브위성의 특성을 고려하면 7기 중 5기가 성공적으로 궤도에 투입됐다는 점은 첫 시도로는 고무적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 누리호 탑승 ‘손님들’ 8기 중 6기 임무 수행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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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연구원들이 누리호에 실려 우주로 떠난 위성들을 분석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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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관계 기관에 따르면 누리호에 실린 실용위성 총 8기 중 6기가 위성신호 수신 또는 양방향 교신에 성공했다. 주탑재체인 KAIST의 차세대소형위성2호와 큐브위성 5기는 생존이 확인됐다. 현재 발사 성공이 확인되지 않은 위성은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도요샛(SNIPE) 4기 중 3호 ‘다솔’과 민간기업 져스텍이 개발한 ‘JAC’ 2기다.

처음으로 실용위성이 실린 3차 발사의 주요 성과는 위성의 안정적인 궤도 투입 성능이다. 위성 발사의 최종 성공 여부는 임무를 수행하는 운영모드 전환 전까지 단계를 무사히 완료했는지로 판단한다. 지난해 6월 2차 발사에서는 큐브위성 4기 중 2기가 임무에 착수하기 전 교신이 끊겼지만 이번 3차 발사에서는 발사 후 24시간이 되기 전에 위성 6기의 신호가 확인되면서 초기 교신 성공률이 71%로 크게 올랐다.

큐브위성의 성공적인 궤도 투입이 어려운 이유는 크기가 작아 통신에 필요한 충분한 부품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큐브위성은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10cm이며 무게는 1.33kg 정도다. 안테나를 전개했을 때 전체 길이가 5.2m에 달하는 차세대소형위성2호와 비교하면 수십분의 1 크기에 불과하다.

차세대소형위성2호 탑재체 개발에 참여한 남욱연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큐브위성은 워낙 작다 보니 배터리와 신호수신기를 한 장치에 넣어야 하는데, 배터리와 수신기가 전환되는 과정에서 교신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발사체에서 직접 위성을 궤도에 투입하는 역량을 검증한 것도 주요 성과다. 이번 3차 발사에선 누리호에 실린 큐브위성 7기 중 6기의 사출이 이뤄지는 모습이 영상으로 확인됐다. 위성을 20초 간격으로 사출하는 고난도 방식이 처음으로 시도됐지만 대부분 위성의 궤도 투입 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본부장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작업이기 때문에 보통 일이 아니다”라며 새로운 사출 방식을 성공시키기 위해 각별히 신경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누리호에 실린 위성들의 임무 전반에도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천문연에 따르면 도요샛 큐브위성 4기 중 1기의 사출이 실패한 것으로 추정돼 4기의 위성이 편대비행하기는 어렵게 됐지만 3기만으로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우주날씨 관측 임무를 수행하는 도요샛이 4기로 구성된 이유는 지구자기장의 변화를 다양한 위치에서 입체적으로 관측하기 위해서다. 4기 편대비행보다는 정밀도가 약간 떨어지지만 관측 자체를 수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 3차 발사의 마지막 고비 ‘초기 운영기간 3개월’

3차 발사의 남은 과제는 무사히 궤도에 투입된 위성들이 온전히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발사 과정뿐만 아니라 운영과 임무 수행 과정까지 마쳐야 국제사회에서 한국 발사체 기술의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성이 무사히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초기 운영기간이 중요하다. 안정적인 임무 수행을 위해 위성의 자세제어계, 통신계, 레이더 등에 대한 점검이 이뤄진다.

주탑재체인 차세대소형위성2호는 3개월간 초기 운영 기간을 갖는다. 장태성 KAIST 인공위성연구소 차세대소형위성2호 사업단장은 “지상에서 위성에 접속할 수 있는 시간이 한 번에 10분 정도인데, 제한된 시간 내에 빠르게 점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우주 방사선 환경, 온도, 부품 문제 등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차분하게 임무 수행 준비를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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