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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살인하고 싶었다"는 정유정..."일반적인 사이코패스와는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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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손수호 변호사 '부산 또래 살인' 사건 분석
"이런 유형의 범죄 늘어날 수도"
한국일보

지난달 26일 정유정이 피해자 A씨를 살해한 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여행용 가방을 챙긴 후 다시 A씨의 집으로 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C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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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중개 응용소프트웨어(앱)에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유정(23)의 범행이 허술하고 피해자와 가족에게 사과한 점에서 “일반적인 사이코패스와 다르다”는 의견이 나왔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탐정 손수호' 코너를 담당하는 손수호 변호사는 2일 방송에서 정유정에 대해 “충분히 사이코패스 가능성이 있지만 약간 이상한 부분들이 있다”며 “범행이 생각보다 허술해 금방 잡혔고, 모든 걸 털어놓고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사과도 했다고 한다. 이런 것들은 일반적인 사이코패스 모습과는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인 사이코패스는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다”며 “(정유정이) ‘미안하지 않냐’라는 질문에 ‘네’라고 간단히 답했던 것인지 아니면 정말 죄의식을 느끼고 미안함을 느껴서 표현한 것인지에 따라서 완전히 달라지지만 어쨌든 사과를 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시신을 유기한) 가방에 혈흔이 묻어 있었고, 택시를 이용한 점, 택시기사에게 여러 가지 좀 의심을 살 정도의 행동을 했을 것”이라며 범행이 허술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

온라인 과외 앱을 통해 처음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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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정유정은 지난달 한 과외 앱에서 중학생 학부모인 것처럼 피해자 A(20)씨에게 접근해 2, 3일간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딸의 과외를 부탁한다. A씨 집으로 보내겠다”고 했다. 지난달 26일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구매한 교복을 입고 중학생인 척 A씨의 집에 들어가 A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경남 양산 낙동강변에 시신을 유기했다.

정유정을 태웠던 택시기사가 혈흔이 묻은 가방을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신고, 정유정은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처음에는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던 정유정은 지난 1일 “범죄 관련 영상을 보며 살인 충동을 느꼈고, 살인을 해보고 싶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정유정은 이어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손 변호사는 이런 유형의 범죄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범죄 심리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지금 같은 사회 분위기에서는 이런 유형의 범죄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며 정유정이 사회와 단절돼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부모와 떨어져 할아버지와 생활해 온 정유정은 고등학교 졸업 후 5년 동안 취업준비생으로 지내며 타인과의 교류가 없었던 일종의 ‘은둔형 외톨이’였다고 한다. 손 변호사는 “(정유정의) 휴대전화 이용 내역을 봤더니 다른 사람과 연락을 주고받은 게 사실상 없었다"며 “이미 사회와 단절돼서 범죄물에 빠져 지내면서 자신만의 상상 속에서 수천 번 수만 번 번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고 이번에 현실에서 실행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회적 유대관계가 있는 사람은 설령 생각이 일시적으로 왜곡됐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통해서 바로잡을 기회를 갖게 되지만 단절된 사람들은 그게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형사재판에서도 사회적 유대관계가 여러 양형 요소 중에 하나이고, 구속과 불구속을 따질 때도 유대관계가 어느 정도 있는지를 고려한다”며 “강한 사회적인 유대관계가 있고 주변 사람들이 선처를 구하는 경우에는 (가해자에게) 좀 더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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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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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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