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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것도 AI 작품?"…AI 콘텐츠 대홍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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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르네상스①]AI가 목소리·음악 '뚝딱'…그림·이야기 창작 보조

'창작'은 더 이상 사람 고유 영역 아냐

뉴스1

'낫 바이 AI' 뱃지 활용 예시. 해당 프로젝트 웹사이트 갈무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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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사람이 쓴 글입니다. 인공지능이 아닙니다."

인공지능(AI)이 만든 콘텐츠가 쏟아진다. 오직 사람만이 할 수 있던 '창작' 영역에 AI가 진입했다.

AI 콘텐츠 대홍수에 최근 급기야 사람의 창작물임을 배지로 표시하자는 '낫 바이 AI'(Not By AI) 프로젝트가 등장했다. 프로젝트 주최측은 웹사이트에서 창작물에 표시할 수 있는 이미지용, 텍스트용, 음성용 배지 파일을 무료로 배포하며 "당신의 창작물에 자부심을 갖고 배지를 붙이라"고 소개한다.

사람의 창작물이라고 밝혀야 할 정도로 생성형 AI가 만드는 콘텐츠는 점점 더 '사람다워지고' 있다. AI는 음성, 음원, 웹소설·웹툰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단시간에 뚝딱 결과물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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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IM '테크 비하인드 마스커레이드 파트1 보이스 테크'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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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352820)가 인수한 AI 음성 기술 기업 수퍼톤은 가수 미드낫의 신곡 '마스커레이드'에 삽입된 여성 목소리를 제작했다.

수퍼톤은 노래를 부른 미드낫의 음색을 활용해 곡 분위기와 어울리는 목소리를 AI 기반 '보이스 디자이닝' 기술로 만들어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성별을 넘나드는 AI는 음악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AI 커버 곡도 인기를 끈다. 미국 가수 브루노 마스의 목소리로 뉴진스의 '하입 보이'를 커버한 영상은 올라온 지 한 달이 지난 현재 조회 수가 137만회를 넘어섰다. 마이클 잭슨의 '큐피드'(원곡 가수 피프티피프티), 프레디 머큐리의 '양화대교'(자이언티) 등이 큰 호응을 얻었다.

이교구 수퍼톤 대표는 지난 5월 'AI 시대, 오늘의 음악'을 주제로 한 콘퍼런스에서 "무한에 가깝게 창조해낸 목소리로 연기, 노래, 오디오북 녹음 등이 가능하다"며 "고인의 목소리 데이터가 있다면 고인 목소리를 활용해 새로운 노래를 녹음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작곡'도 예외가 아니다. 사람이 좋아한 멜로디를 학습한 AI는 사람이 좋아할 만한 음악을 단 1분 안에 만들어낸다.

크리에이티브마인드는 AI 작곡 엔진인 '이봄'(EvoM)과 이를 기반으로 한 AI 작곡 보조 툴 '뮤지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들은 1분 이내로 3분 분량의 1곡 작곡과 음악 생성을 할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마인드는 생성형 AI는 최근 방영된 삼성전자 '비스포크 제트AI' 광고에 삽입된 배경음악을 작곡했다. 이들은 사용자가 입력한 주제어에 따라 오픈AI의 '챗GPT'가 생성해낸 곡 구조와 가사를 초안으로 삼아 곡을 제작해주기도 한다.

이밖에도 AI 작곡가 '에이미문'을 데뷔시킨 AI 음반 레이블 엔터아츠, AI 배경음악 구독 서비스 '비오디오'를 운영하는 포자랩스 등 국내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활용한 작곡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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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토리 메이킹 툴 '아나트' 웹사이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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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그림 창작에도 AI가 쓰인다.

AI는 창작자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웹소설과 웹툰 제작에 활용되고 있다. 네이버(035420)의 생성 AI인 '하이퍼클로바' 기반의 스토리 메이킹 툴 '아나트'는 소설, 시나리오 등 작가의 이야기 구성을 돕는다.

작가가 주제와 플롯 등 기본 정보를 입력하면 AI가 이야기의 뼈대를 만든다. AI가 생성해낸 설정들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산출하고 이를 보완해 초기 스토리 라인을 만들 수 있다.

작가가 아나트의 'AI 창작' 기능에 한 문장이나 단어로 원하는 이야기를 적고, 장르를 설정하고, 등장인물 이름을 입력하면 AI가 5개의 초안을 생성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아나트를 개발한 이크림의 김선엽 대표는 "작가들이 이야기 소재 발굴에 큰 부담을 느껴 생활 안정성을 해칠 정도로 조사를 위해 시간을 쏟는다"며 "이런 부분을 돕고자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웹소설 표지와 웹툰 그림에 AI가 활용되는 건 이제 일반적인 일이 됐다. 웹소설 플랫폼 '노벨피아'에 연재된 상위 10위권 작품들 중 3개 표지(2일 기준)가 AI 창작물이라고 명시돼 있다.

특히 글쓰기만 담당하는 웹소설 작가들에겐 미드저니·달리 등 생성형 AI가 매력적인 선택지다. 표지 그림을 마련하려면 일러스트레이터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외주를 맡겨야 하지만 생성형 AI는 무료로 원하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표지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사람보다 더 빨리 많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AI의 창작물의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야후파이낸스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지난 1월 영국의 AI 전문가 니나 시크(Nina Schick)는 미국에서 열린 'CES 2023'의 토론회에서 "2025년까지 콘텐츠의 90%가 생성 AI의 도움을 받아 제작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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