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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2030년 연 2000만대"…'고객 맞춤형' 미래 모빌리티 PBV 시장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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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PBV 연구개발·투자 속도…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잇단 사업 확장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모빌리티의 개념이 기존 '탈 것'에서 이동하는 시간과 공간을 활용해 개인의 생활 전반을 관통하는 가치를 제시하는 수단으로 개념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일종의 '고객 맞춤형 차'로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 대응할 수 있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시장이 완성차 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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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현대차그룹이 UX 스튜디오에 전시하며 공개한 'PBV 엔지니어링 벅'의 외관 [사진=김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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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사는 최근 중앙노사협의를 통해 PBV 실증사업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차는 울산공장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현재 연구개발(R&D) 검토 중인 PBV 개념의 차종에 대한 실증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PBV 사업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PBV는 특정 산업이나 직군, 개별 기업 등을 타깃으로 선보이는 일종의 주문제작형 맞춤형 자동차다. 기존에 운전자를 중심으로 설계된 자동차의 개념에서 벗어나 의료 서비스, 물류, 대중교통 등 사용 목적에 초점을 맞춘다.

PBV는 전동화 전환과 자율주행 기술 발전과 함께 완성차 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용도에 따라 차체의 구성을 다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차량 하부에 배터리를 넓게 탑재한 일종의 스케이트보드 구조에 용도에 맞게 차량을 디자인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UX(사용자 경험) 스튜디오 서울'에서 개발 중인 PBV 테스트 벅(Test Buck)에서 미래 모빌리티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테스트 벅은 차량이나 부품 등의 개발 과정에서 사용성 검증 등을 목적으로 사전에 제작하는 모형을 말한다.

현대차가 공개한 PBV 테스트 벅은 공항 픽업용 PBV 콘셉트로 개발된 것으로, 여행객과 사업자 모두에게 최적화된 기술을 대거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조수석 위치에는 시트 대신 캐리어 거치대를 마련했고, 트렁크 공간을 없앤 대신 탑승 공간을 뒤쪽까지 넓혀 최대 다섯 명이 넓은 내부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또 일반 승객뿐만 아니라 교통 약자의 탑승 편의를 고려해 휠체어가 쉽게 출입할 수 있도록 개방 폭을 극대화한 도어 시스템 등을 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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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스튜디오에 전시된 'PBV 엔지니어링 벅'의 내부 모습 [사진=김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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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PBV 시장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아는 지난달 착공한 화성 전기차 공장을 PBV 전용 생산 공장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약 1조원을 투자해 2025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화성 공장은 초기 15만 대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며 2030년에는 연간 100만 대 양산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존 대량생산 방식인 컨베이어 시스템과 첨단 지능형 공장 기반 셀 시스템을 융합해 다품종, 대량생산이 가능한 생산 시스템이 도입될 계획이다.

2025년에 선보일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라인업의 최초 모델 SW(프로젝트명)는 중형급 사이즈(Mid-Size)로 개발된다.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PBV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으로 다양한 종류의 차체를 유연하게 결합할 수 있다.

성인 키 높이에 이르는 넓은 실내공간에 뛰어난 적재성까지 갖춰 딜리버리(Delivery), 차량호출(Car Hailing), 기업 간 거래(B2B) 등 각종 비즈니스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중형 사이즈 PBV인 SW 론칭 이후에 일반 물류, 신선식품 배송, 다인승 셔틀, 이동식 오피스와 스토어로 활용이 가능한 대형 사이즈(Large-Size) PBV를 비롯해 소형 사이즈(Small-Size) PBV,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중형 사이즈 로보택시까지 제품 라인업을 늘려 나갈 방침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해 3월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2030년 연간 100만 대의 PBV 판매를 달성해 PBV 시장의 글로벌 '넘버원'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PBV 시장은 2020년 32만 대에서 2025년 130만 대로 확대되고, 2030년께는 2천만 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 현대차그룹 외에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PBV 시장 선점을 위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폭스바겐은 2018년 PBV 개발을 위해 독립법인 '모이아(MOIA)'를 설립했다. 모이아는 2019년 버스용 PBV '모이아 +6'를 출시하고 독일에서 경로가 유사한 승객을 함께 태워서 이동시키는 '라이드 풀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모이아는 자율주행 PBV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포드는 2021년 첫 PBV 'F-150 라이트닝 프로'를 출시해 경찰차와 물류용 등으로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는 양산형 상용 PBV 'E-트랜짓'을 생산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은 지난해부터 자사 전기차 플랫폼을 활용한 PBV 차량 'EV600'의 생산을 시작해 글로벌 물류기업 페덱스나 월마트 등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토요타는 도쿄올림픽에서 휠체어를 탄 승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셔틀 전용 PBV를 선보였고, 이를 확장해 아마존, 피자헛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한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기아 관계자는 "차량 공유, 라이드 헤일링 등 모빌리티 관련 신종 비즈니스 모델들이 출연하며 차주들의 요구사항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PBV 시장은 전기차 확대와 함께 급격히 성장할 가능성 높아 고객이 원하는 목적에 맞는 유연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PBV 사업에 전력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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