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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인디言] 중력 방향이 바뀐다, 1인 개발로 만든 ‘그래비티 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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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비티 캐슬 타이틀 (사진출처: 그래비티 캐슬 공식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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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마리오 시리즈나 페르시아의 왕자 등, 플랫포머 장르의 게임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인기를 끌어온 장르다. 이 인지도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해 새로운 시스템이나 플레이 방식이 점차 확장되기 시작했는데, 엄청난 난이도로 플레이어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아이 워너 비 더 가이’같은 게임이나 ‘캐슬바니아 시리즈’로 대표되는 메트로배니아 등이 그 예시다.

이번에 소개할 게임도 이와 같이 약간의 변형이 들어간 플랫포머 게임이다. 다만, 중력의 방향이 단방향으로 작용하던 여타 플랫폼들과는 달리 이 플랫폼은 중력의 방향이 사방향으로 바뀌며 색다른 경험을 전한다. 이 게임은 데모 버전이 업데이트 될 때마다 개발일지를 통해 그 과정을 더욱 세심하게 살펴볼 수 있었는데, 개발일지에 담기지 않은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해 그래비티 캐슬을 개발한 스튜디오 레프의 개발자 멩멩한돌멩이(이하 멩돌)와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 그래비티 캐슬 데모 트레일러 (영상출처: 스튜디오 레프 공식 유튜브 채널)


변화하는 중력, 달라지는 플랫폼 ‘그래비티 캐슬’

그래비티 캐슬은 2D 퍼즐 플랫포머 게임이다. 일반적인 플랫포머 게임이 맵에 배치된 여러 장애물을 정교한 조작을 통해 극복하는 것이 주 골자라면, 그래비티 캐슬은 여기서 한 걸음 더 걸어가 퍼즐 풀이의 재미를 플랫폼에 더했다. 이에 유저는 캐릭터의 신체 능력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플랫폼을 맵에 배치된 다양한 오브젝트와 장치들로 해결하며 돌파해야 한다.

게임의 스토리와 세계관은 상당히 어두운 편이다. 우선 게임의 주인공부터 끝없는 설원 속 미지의 유적 ‘등불’에 제물로 바쳐진, 어쩌면 다시는 살아 돌아가지 못하는 위험에 처한 인물이다. 이 유적은 한 번에 반드시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외로운 공간이지만, 주인공은 좌절하고 주저앉는 대신 탈출할 방법이 있으리라 믿으며 유적의 끝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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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울한 세계관과는 달리 유적은 신비롭고 고요하다 (사진출처: 그래비티 캐슬 공식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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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 캐슬은 근본적으로 ‘탐험’이 주요 콘텐츠인 게임이다. 탐험에 빠질 수 없는 신비롭고도 비밀스러운 요소는 진실이 담고 있는 플랫폼과 유적에 담겼다. 멩돌 개발자는 “사람은 어느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그 나름의 행복을 발견해낼 수 있는 존재”라며, “그 적응력이야 강인함이야말로 인간성의 가장 위대한 측면”이라 전했다. 함께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호기심, 성취감, 모험심과 같은 감정은 전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유저 역시 이 게임을 플레이하며 캐릭터에 이입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래비티 캐슬의 핵심은 순례자가 죽음에서 돌아와 다시 모험을 떠날 수 있게 돕는 ‘영혼 비석’과 중력을 다룰 수 있게 하는 ‘반중력 장치’다. 특히 이 반중력 장치는 제작자와 설치자가 모두 스토리의 핵심을 관통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조작에 따라 중력의 위치가 바뀌는 이 신비한 장치는 그래비티 캐슬의 정체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으로, ‘물리법칙을 변수로 조작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면 어떨까?’하는 개발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다만 조작 편의성을 위해 플랫폼 지면이 항상 아래에 있게끔 만들다 보니, 중력이 변하는 설정과 연출이 시각적으로 제대로 표현되지 않아 아직도 고민 중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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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 개의 서로 다른 콘셉트는 색상과 재질만으로도 그 분위기를 추측할 수 있다 (사진출처: 그래비티 캐슬 공식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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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력이 변화하면 맵의 퍼즐과 이동 방식도 자연스레 변화하므로 주변의 벽과 천장이 어떻게 작용할 지 잘 고민해보자 (사진출처: 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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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출시 시점에서 플레이어는 총 다섯 개의 스테이지를 만나볼 수 있다. 한 스테이지에는 약 25개의 퍼즐들이 유기적으로 배치돼 있으며, 이를 통과하는 시간은 약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내외로 예상된다는 것이 개발자 멩돌의 설명이다. 지원 언어는 현재 한국어, 영어, 중국어(간체/번체)를 지원하고 있으며, 많은 게이머들에게 그래비티 캐슬을 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국가에 맞춰 번역과 로컬라이징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개발부터 퍼블리싱까지 홀로, 1인 개발사 스튜디오 레프

스튜디오 레프는 그래비티 캐슬의 개발 및 출시를 위해 설립한 1인 게임 개발사다. 그래비티 캐슬은 21년 초부터 시작된 프로젝트로, 초기에는 단순 취미로 시작됐으나 점차 실제 출시를 계획하게 되며 회사 설립에 다다랐다. 멩돌 개발자는 작년 10월 사업자 등록을 마쳤으며, 혼자서 게임 개발과 운영을 도맡고 있다. “1인 개발이라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재미있는 게임을 개발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달려가는 중”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굳이 사업자 등록까지 진행한 이유는 게임 플랫폼에 페이지를 만들거나 계약을 체결할 시 개인 신분으로는 제약이 많은 현실 때문이었다. 함께, 여러 게임개발 지원사업 참가에도 사업자 등록이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 이에 단순 취미가 아닌 직업의 영역에서 게임을 개발하려면 체계적인 사업체를 세울 필요가 있다 느껴 사업체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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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튜디오 레프 CI (사진출처: 그래비티 캐슬 텀블벅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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멩돌 개발자는 다양한 커뮤니티와 SNS에서 지속적으로 그래비티 캐슬의 발전 과정을 업로드하고 있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게임을 공개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받고 싶어서가 그 이유다. 이런 지속적인 노출은 소통과 피드백을 위함인데, 이를 통해 얻게 된 유용한 피드백도 많다. 특히 멩돌 개발자에게 큰 도움이 됐던 피드백은 플랫폼에 데모를 업로드한 후에 전달받은 ‘지루하다’는 말이었다.

일견 평범할 수도 있는 피드백이지만, 이는 무엇보다 중요한 이야기였다. 그가 처음 게임을 개발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 중 하나가 게임 플레이타임이었는데, 그것을 의식하고 콘텐츠 볼륨을 늘리며 발생한 반복성을 단번에 알아챈 피드백이었던 것이다. 이에 플레이타임을 포기하고서라도 반복적인 콘텐츠를 삭제하고 잘라냈다. 이는 그의 표현에 따르면 ‘과감한 선택’으로, "비록 콘텐츠의 양은 줄었지만 재미의 밀도는 훨씬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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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일지를 통해 그래비티 캐슬의 개발과정을 공유하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아 성장하는 선순환을 추구했다 (사진출처: 그래비티 캐슬 개발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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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6월 20일 시작하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제대로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출처: 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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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위와 같은 개발에서의 어려움만 겪지는 않았다. 퍼블리싱까지 혼자 진행해야 하는 멩돌 개발자는 스팀에 개발자 페이지를 만드는 동안 머리를 싸매기도, 홍보의 흐름을 잡지 못해 헤매기도 했다. 그래도 멈추지 않은 것은 느리지만 꾸준히,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되어줬기 때문이다.

멩돌 개발자는 “게임 개발 뿐 아니라 그 어떤 일이라도, 처음부터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풀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실패를 경험하게 될 텐데, 중요한 것은 실패에서 배우는 태도가 아닐까 한다”며 공모전 등에서 고배를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런 경험에서 많은 것을 배워 최근에는 다양한 개발자들과 소통하고 조언을 구하는 일도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6월, 스팀 넥스트 페스트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될 여정

그래비티 캐슬은 오는 20일 스팀 넥스트 페스트를 시작으로 늦어도 7월에는 앞서 해보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 말에는 정식 출시가 목표다. 멩돌 개발자는 “성공하면 성공할수록 좋지만, 현재로서는 다음 게임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을 단기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더해, “전업 게임 개발자로서 개성 있는 인디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를 세우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고, 그래비티 캐슬이 그 첫 단추가 되어 주었으면 한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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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멩돌 개발자는 “게임은 그 어느 컨텐츠 산업보다도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시장이지만, 정작 그 생태계의 기초가 되는 소규모 게임 개발자들의 경우 다른 컨텐츠 분야에 비해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물론 지금도 매년 더 많은 인디 게임들이 출시되고, 그 완성도 또한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실제로 큰 성공을 거두는 게임 개발자들 역시 늘어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게임 개발자들의 여건 역시 더 나아질 것이라고 낙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것을 단순히 시간의 흐름에 맡길 수는 없다. 그보다는 게임 개발자들이 더 많은 노력과 더 재미있는 작품을 통해, 스스로를 증명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인디 게임의 가치와 가능성을 세상에 보여주는 것이 오늘날 국내 인디게임 개발자들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많은 소규모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활발한 소통을 통해 제대로 된 환경이 갖추어질 수 있기를 희망했다.

게임메카 신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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