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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2022년 말 반려동물 키우는 집 ‘552만가구’…2년 전보다 16만가구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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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이 최근 2년 새 16만가구 늘면서 총 550만가구를 넘어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려동물 양육을 위한 고정 지출은 월평균 15만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4일 발간한 ‘2023 한국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가구’는 552만가구로, 2020년 말(536만가구)보다 약 2.8% 늘었다. 이는 KB금융 자체 설문조사(20∼69세 남녀 2000명 대상 등)와 통계청 2019·2021년 인구주택총조사 등을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다.

반려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년간 26.3%에서 25.7%로 0.6%포인트 줄었다. 연구소는 “한국 전체 가구 증가율(5.4%) 대비 반려가구 증가율(2.8%)이 상대적으로 낮은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려가구 수에 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를 곱해 추정한 반려인 수는 지난해 말 1262만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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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가구 중 개를 기르는 ‘반려견가구’가 71.4%로 가장 많았고, 고양이를 기르는 ‘반려묘가구’는 27.1%였다. 반려견가구 비율은 2년 전(74.6%)보다 3.2%포인트 낮아졌지만, 반려묘는 1.9%포인트 올랐다. 많이 기르는 반려견 품종 1·2위는 몰티즈(25.9%), 푸들(21.4%)이었고, 선호 반려묘는 코리안숏헤어(62.1%), 페르시안(15.0%), 러시안블루(11.9%) 등으로 파악됐다.

반려동물을 처음 맞이하는 경로로는 ‘친구나 지인을 통해서’라고 응답한 경우가 33.6%로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20∼30대에서는 입양 채널과 관련해 ‘동물보호센터·유기동물 직접 구조’ 응답이 각각 23.4%, 23.3%로 ‘친구나 지인을 통해서’에 이어 나란히 2위를 차지했다. 20∼30대 중 유기견이나 유기묘를 기른다는 응답이 2년 전 조사에서 3위(각 19.7%, 19.0%)였던 것과 비교해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반려동물을 위해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양육비(상해·질병 치료비 제외)는 월평균 15만4000원 정도로, 2021년 조사 당시(14만원)와 비교해 1만4000원 늘었다. 반려견가구가 월 14만8000원, 반려묘가구는 월 13만6000원을 썼다. 반려동물 양육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료비(31.7%)였다. 이어 간식비(19.1%)·배변 패드 등 일용품(12.7%)·미용비(10.5%) 등의 순이었다.

반려가구의 73.4%는 최근 2년 내 반려동물 치료비(사고나 상해, 질병으로 인한 치료비와 약값의 합계)를 지출한 경험이 있었는데, 평균 치료비는 78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정기검진이나 엑스레이(X-Ray),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 장비를 사용한 정기·장비검진에 대한 지출이 가장 많았다. 반려동물 ‘원격의료상담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41.5%, ‘원격진료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답변은 44.1%로 조사됐다.

반려가구 중 67.3%는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만족한다’고 답했지만, 타인에게 반려동물 양육을 추천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2021년 46.5%에서 2023년 41.9%로 내려갔다. 연구소는 “반려가구가 가족의 일원인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려동물 양육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갖추고 있는지 검증하는 ‘반려인 자격시험’ 도입 필요성을 묻는 질문엔 반려인 중 49.2%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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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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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가구의 80.3%는 하루 중 잠시라도 동물을 집에 혼자 두고 외출한다고 답했다. 반려동물이 홀로 남겨진 시간은 하루 평균 5시간17분으로, 2021년의 5시간40분보다 다소 줄었다.

반려동물 양육을 위해 별도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경우는 전체 반려가구의 21.5%에 불과했다. 반려가구의 89%가 반려동물보험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가입한 반려가구는 11.9% 수준이었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주된 이유로는 ‘월보험료가 부담된다’(48.4%), ‘보장범위가 좁다’(44.2%) 등의 답변이 많았다.

반려가구의 64.5%는 반려동물이 죽으면 화장 후 수목장, 봉안당 안치 등 장묘시설 이용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원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박사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하면서 반려동물 양육 문화도 함께 발전하며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동물 유기 확산 방지를 위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유기동물 입양 문화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반려동물의 전문적인 건강관리 지원을 위해 원격의료상담 서비스, 원격진단 서비스 실시 등 제도적인 변화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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