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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韓 '구글 독스' 꿈꿨지만…네이버, 웹오피스 13년 만에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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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오피스, 11월말 서비스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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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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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구글 독스를 꿈꿨던 '네이버 오피스'가 13년 만에 쓸쓸히 퇴장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NAVER)는 오는 11월 30일 네이버 오피스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네이버 오피스 전용 형식으로 저장된 문서는 12월 1일부터 열람할 수 없어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나 PDF 등으로 변환해 저장해야 한다.

네이버 오피스는 네이버가 NHN에서 분사하기 전인 2010년 조수용 CMD 본부장(카카오 전 공동대표)이 출시한 서비스다.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웹페이지 내에서 MS와 한컴오피스의 △워드(doc) △슬라이드(ppt) △셀(xls) 문서를 무료로 읽기·편집·저장할 수 있다. 설문조사나 투표 등을 할 수 있는 네이버 폼도 추가해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시장조사가 어려웠던 중소상공인의 호응을 얻었다.

구글이 점령한 웹오피스 시장에 네이버가 두 번째 도전장을 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네이버는 2006년 한글과컴퓨터와 웹오피스 개발에 나섰지만 2년 후 사업을 접었다. 이후 자체 기술력으로 네이버 오피스를 출시, 2014년엔 모바일 앱까지 내놓으며 의욕을 나타냈지만 결국 13년 만에 시장에서 철수하게 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사용량이 저조해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라며 "준비 중인 다른 웹오피스 서비스는 없다"라고 말했다.


"구글-MS 텃밭 된 웹오피스, 네이버 승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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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오피스 공지. /사진=네이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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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웹오피스 시장에서 구글-MS 양강구도가 굳어진 점도 네이버 철수에 영향을 미친 것을 풀이된다. 앞서 MS는 설치형 소프트웨어(SW)인 'MS 오피스' 외에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MS 365'를 출시하며 웹에서도 문서작성·편집이 가능하게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글로벌 오피스 생산성 SW 시장에서 구글은 50.34%, MS는 45.46%를 차지할 정도다.

더욱이 웹오피스는 양사 생성형 AI의 전장이 됐다. MS는 오픈AI의 LLM(대규모언어모델) GPT-4를 적용한 'MS 365 코파일럿'을 선보이고 이를 웹브라우저인 '엣지'에 탑재할 예정이다. 구글 역시 '구글 워크스페이스'에 LLM을 적용, 고도화하기로 했다. 이에 구글과 MS가 전세계 일하는 방식을 뒤바꿀 것이란 기대감도 터져나온다.

국내 IT업계 관계자는 "경제 불확실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 시기"라며 "네이버로선 웹오피스 시장에서 구글·MS와 경쟁해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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