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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與, '엄빠찬스' 선관위 압박…긴급회의 열고 "감사원 감사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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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6.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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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을 규탄하기 위해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선관위는 감사원 감사를 조속히 수용하라"고 몰아붙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에서 "선관위가 지금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는 것 같다. 단순 사과는 책임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노태악 선관위원장이 고용세습을 사과한다 했지만 후속 조치에서는 사과의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며 "뿌리 깊은 부패 의혹이 만연돼 있고 선관위 내부에서도 그 부패를 시정하기보다 도리어 서로 덮어두고 쉬쉬해 온 정황이 역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태악 선관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 대표는 "노 위원장은 더 이상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마시고 사퇴로서 행동하는 책임을 보여주시길 바란다. 문제점이 드러난 후 노 위원장이 보인 태도에는 도무지 중앙기관장의 엄정한 리더십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며 "사태 발생 초기 두문불출했고, 뒤늦게 나타나 기껏 한다는 조치가 말로 사과한 것뿐이고 행동은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겠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대충 적당히 버텨보겠다는 태도"라며 "강제 조사 권한도 없고 선관위의 제출 자료만으로 조사할 수밖에 없는 권익위의 조사는 부패의 진상을 폭넓게 밝혀 그 뿌리를 뽑아낼 수가 없다. 고소 고발된 피의자의 피의사실에 한정해 수사할 수밖에 없는 수사당국의 수사 역시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그래서 감사원의 감사가 필요한 것인데 선관위가 이런 점을 잘 알고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면서 고위직들의 부도덕, 비위, 불법행위까지 모두 드러날까 조사받는 시늉만 보여주겠다는 행태로 보인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만 11명에 이르는데 자정능력 자체를 상실한 선관위가 국민들의 감사 요구에 맛집 고르듯 '이 집이 좋겠네', '저 집이 좋겠나' 하는 식으로 하고 있으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받지 않았던 게 헌법적 관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선관위의 부패 행태는 관행을 존중받을 조직으로서의 자격 자체를 상실하게 했다"며 "고위직부터 썩은 내가 진동하는데 여전히 문을 걸어 잠그고 폐쇄적 태도를 고집하며 국민 요구를 외면하는 조직은 더 이상 민주 국가의 기관이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6.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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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날 "선관위가 헌법과 법률 관련 조항을 자기들한테 유리한 대로만 해석하는 건 헌법기관으로서 국민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보다 자기 조직 보호만을 챙기는 조직 이기주의"라며 "선관위는 현재 국가공무원법상 직무감찰을 하게 돼 있는 사무총장도 사퇴한 상태고 지금까지 내부의 독립적 감사기구도 만들어 놓지 않았다. 이런 상황서도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받지 않겠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 선관위의 즉각적, 근본적인 쇄신을 요구한다"며 "노 위원장이 자리를 지키는 한 국민의 분노와 청년 세대의 상처는 치유될 수 없을 것이며 반성과 자정 능력을 회복할 방도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선관위원장은 사퇴로 국민적 공분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이른바 '엄빠찬스'로 채용된 의혹을 받는 선관위 자녀 직원들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장 최고위원은 "아빠찬스로 선관위에 채용된 부정채용 당사자들, 그 자녀들도 엄정한 조사를 통해 약간의 부정이라도 나온다면 선관위에서 사퇴해야 한다"며 "아빠찬스를 쓰게 만든 아빠가 사퇴했다고 그 자녀를 계속 놔두는 건 조국 전 장관이 사퇴했다고 조민씨를 계속 의사 시키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청년들은 그 같은 불공정 채용을 절대 묵과하지 않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선관위를 직접 찾아가는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노 위원장을 쫓아내고 선관위 정상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선관위는 지난 2일 경기 과천 선관위청사에서 선관위원회의를 마친 뒤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선관위원 전원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원칙적으로 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은 감사원의 소관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주말에 긴급 최고위를 열게 된 이유에 대해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 거부를 한다는 걸 금요일 늦게 알게 됐는데, 그 상태로 주말이 시작됐고 연휴가 지속되기 때문에 선관위 이슈에 대한 관심을 국민들께서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겼다"며 "이게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알려드리려고 오늘 말씀드리는 게 가장 시의적절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5일 오후에 의원총회를 열고 선관위 사태에 대한 당의 입장을 보다 명확하게 밝힐 예정이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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