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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한일 '초계기 갈등' 4년 만에 일단락… 잘잘못 안 따지고 봉합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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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샹그릴라 대화' 계기 국방장관회담… "재발방지 중점"

"北핵·미사일 위협 억제 및 인·태 지역 평화에 한일 안보협력 중요"

뉴스1

이종섭 국방부 장관(왼쪽)과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2023.6.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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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뉴스1) 박응진 기자 = 한일 군사당국이 지난 4년여간 양측 협력에 장애요소가 돼온 '초계기 갈등'과 관련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사건의 '진실'을 놓고 한일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려온 상황에서 양측 잘잘못을 계속 따지기보단 한일관계 개선 흐름에 맞춰 군사당국 간 갈등도 봉합하기로 한 것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을 계기로 4일 오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하마다 야스카즈(浜田靖一) 일본 방위상과의 회담을 통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약 40분간의 회담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초계기 갈등에 대한 질문에 "그 문제는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고 (한일 군사당국이) 실무협의부터 시작해서 해결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초계기 갈등이란 2018년 12월과 이듬해 1월 각각 동해와 남해에서 발생한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의 우리 해군함 근접 위협 비행사건을 말한다.

이들 사건 당시 일본 측은 "한국 해군함이 초계기를 향해 공격 직전 행위로 간주될 수 있는 사격통제레이더를 가동했다"라고 주장한 반면, 우리 군은 '사실 무근'이라고 맞서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등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려왔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계속되면서 그 대응을 위한 한일 및 한미일 간 협력 필요성이 강조됨에 때라 이를 위해 한일 군사당국 또한 초계기 갈등을 더 이상 문제삼지 않기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우리 국방부 당국자는 "이 부분(초계기 갈등)에 진전이 없으면 전반적인 국방협력 진전 등에 제한이 된다는 데에 한일 양측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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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방장관회담. 2023.6.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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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국자는 '사건 당시 사격통제레이더를 가동한 사실이 없다'는 우리 측 입장엔 변함이 없다면서도 "양측이 하나하나 시비를 따지는 건 계속 (한일 간에) 전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거다. (그래서) 이 문제는 양측 입장은 그대로 두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가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군 안팎에선 재발방지 대책에 유사 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인적 교류나 한일 양측의 함정·초계기가 참여하는 훈련 등 신뢰구축 조치가 담길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국방부 당국자는 소위 '일 초계기 대응 지침'을 우리 군이 철회하기로 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선 거듭 "사실이 아니다"며 "(우리 군 입장에선) 변할 게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에선 '우리 군이 일본 자위대 항공기가 고강도 경고통신에도 응하지 않고 가까이 날아왔을 땐 마지막 단계에 추적 레이더를 조사(照射·비춤) 등으로 맞서도록 하는 내용의 지침을 철회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은 보도된 것과 같은 '일 초계기 대응 지침'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군 당국은 비단 일본뿐만 아니라 외국 항공기가 우리 측에 위협적인 행동을 했을 땐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장관과 하마다 방위상은 이날 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안정을 증진하기 위한 한일·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했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2018년 이후에 (한일 국방당국 간 정례협의체 등) 여러 교류협력이 중단됐다"며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살펴서 재개하는 방안들도 협의해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 장관은 전날 리상푸(李尙福) 중국 국방부장과의 한중 국방장관회담에서도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다고 국방부 당국자가 전했다. 리 부장 또한 "중국도 기본적으로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바라는 입장"이라며 "이를 위해 중국이 해야 할 노력을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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