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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김정은, 축하 받을 자격없다"...트럼프 메시지 때린 공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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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국으로 선출되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공개적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공화당 내부에선 2024년 미국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유력 주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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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미국 대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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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북한의 집행이사국 선출 소식을 다룬 기사를 링크한 뒤 "김정은에게 축하를"(Congratulations to Kim Jung Un!)이라고 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사상 처음으로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등 재임 기간 김정은 위원장을 세 차례 만난 바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6일 열린 제76차 세계보건총회에서 호주 등과 함께 WHO의 신임 집행이사국(10개국)으로 선출됐다. 미국 측 대표는 해당 표결 직후 "새로운 이사국의 하나인 북한 정부가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공개 메시지에 공화당 대선주자들 사이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리틀 트럼프'로 불리다 현재는 당내 가장 강력한 '트럼프 대항마'로 꼽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州) 주지사는 "매우 놀랐다"며 "내 생각에 김정은은 살기등등한 독재자일 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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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항마'로 꼽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 주지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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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CNN 생방송에서 러시아에 기운 듯한 발언을 한 것까지 소환됐다. 출마 선언을 예고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예전에 나의 러닝메이트였던 사람(트럼프)이든 누구든, 북한의 독재자나 우크라이나에서 이유 없이 침략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의 지도자를 찬양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자유의 편에 선 이들을 옹호해야 한다는 점을 전 세계에 분명하게 보여줘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재임 기간 부통령을 지냈던 펜스가 "트럼프를 직접 언급한 일은 거의 없었다"며 "그가 보기 드문 잽을 날렸다"고 짚었다.

진작 출사표를 던진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깡패(thug)'라 지칭하며 "깡패를 축하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놨다. 헤일리는 "이 폭력배는 미국과 우리 동맹국들을 계속해서 위협하고 있단 걸 명심해야 한다"며 "그(김정은 위원장)는 끔찍한 사람이고 축하받을 자격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펜스 전 부통령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했던 헤일리 전 대사는 유엔대사로 있을 당시에도 김정은 위원장에 강도 높은 발언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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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왼쪽)이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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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사 허친슨 전 아칸소주(州) 주지사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북한이 WHO에서 집행이사국이 됐단 이유로 폭군 독재자 김정은이 칭찬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국민을 억압하는 세계 지도자들을 제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4월 출마를 선언한 허친슨은 역대 전·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형사 기소된 트럼프가 대선 후보가 될 자격이 없다며 경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공화당 내 경쟁자들의 맹공에 트럼프 측도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스티브 청 트럼프 선거캠프 대변인은 "트럼프는 힘을 통해 평화를 얻었다"며 "그의 임기 때는 새 전쟁이 시작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당내 지지율 2위인 디샌티스를 콕 집어 "그는 전쟁광 기득권 세력의 꼭두각시이며 미국의 적들에 대항할 힘도 용기도 의지도 없다"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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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를 하겠다고 알린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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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샌티스 활력 과시, 펜스 출사표...공화당 경선 가열



한편 공화당 경선 분위기는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오는 7일 아이오와에서 출마를 공식 선언하겠다고 알린 펜스 전 부통령을 비롯해 트럼프 측근으로 꼽혀온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州) 주지사 등 3명이 1주일 내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달 24일 트위터를 통해 등판한 디샌티스 주지사는 하루 3~4번 연설하는 강행군을 소화하며 지지층 끌어모으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디샌티스의 이런 행보는 젊고 에너지가 넘치며, 대통령에 당선될 시 재선에 도전해도 문제없단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라며 "고령인 트럼프와 바이든을 겨냥한 움직임"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트럼프에 대한 공화당 유권자들의 지지는 공고한 상황이다. 미 에머슨대가 지난달 19~21일 아이오와 등록 유권자 10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가상 경선에서 트럼프는 62%의 지지율로 디샌티스(20%)를 압도적 격차로 제쳤다. 아이오와에선 내년 2월 5일 공화당의 첫 대선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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