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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독감 기승인데, 약국에 약이 없다…'어린이 해열제' 품귀 무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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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4월 5일 서울 성북구 어린이전문병원 우리아이들병원에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 우리아이들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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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최고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에도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특히 소아·청소년에서 유행이 심각해 두통·콧물·발열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늘고 있지만, 어린이 해열제 일부 제품에서 품질 논란이 발생, 회수 조치가 내려지면서 부모들은 약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초여름에도 독감 환자↑…예상치 5배



질병관리청 감염병 표본감시 통계에 따르면 2023년 21주차(5월 21~27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는 25.7명으로 직전 주와 동일했다. 2018~2019년 절기부터 최근 4년간 같은 주차 의사환자 분율이 1.7~7.0명 사이였던 걸 고려할 때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질병청이 정한 유행 기준 4.9명보다도 5.2배 많다. 통상 늦가을에 시작해 이듬해 봄이 되면 끝나는 독감 유행이 올해는 초여름까지 이어지고 있다.

환자 연령대를 보면 초등생(7-12세)은 10만명당 52.8명, 중·고교생(13~18세)이 49.5명으로 소아·청소년층에서 가장 높은 숫자를 기록했다. 19~49세는 27.8명, 1~6세는 26.4명이다.



어린이 해열제 상비약 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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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1일 서울 시내의 한 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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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독감 치료제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어린이 해열제 일부가 제품 이상으로 제조·판매가 중단되면서 해열제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점이다. 의사 진단서가 필요하지 않은 일반약인 챔프시럽(동아제약)과 콜대원키즈펜시럽(대원제약)은 어린이 해열제 중 1~2위를 다투며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이다. 하지만 앞서 챔프시럽 일부 제품에서 갈변현상이 발생해 제조·판매가 중단된 데 이어 콜대원키즈펜시럽도 가루와 액체가 분리되는 상분리 현상이 일부 발견돼 제조·판매가 중지됐다.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둔 학부모 김모씨는 “밤에 아이가 열이 나 문 연 동네 약국에 가 해열제를 사려 했지만 시럽약이 동나 결국 물에 타 먹는 가루약을 사 왔다. 이마저도 약국에서 구하기 어려워 판매 제한을 해놨다”며 “해열제는 상비약 중에서도 필수인데 품귀가 이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한 약사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시럽은 현재 팔 수 있는 게 없다. 환자들은 그걸 구하려 약국을 돌아다니기도 하는데 독감 환자도 워낙 늘고 있어서 최대한 공급량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약처, 증산 계획 논의



이러한 현장 목소리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일 소아용 해열제 제조업체와 간담회를 열어 해열제 수급 현황을 공유하고 소비자 판매용과 조제용 해열제의 연간 생산 계획을 점검했다. 이날 아세트아미노펜 시럽제 생산업체인 텔콘알에프제약은 증산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일선 병·의원에선 시럽 해열제뿐 아니라 환자에게 쓸 수 있는 약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정성관 우리아이들병원 이사장은 “해열제뿐 아니라 아이들 기침약부터 기관지 확장제까지 구할 수 있는 약이 많지 않아 대체 약을 계속 수소문하고 다닌다”고 지적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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