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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경고음 커지는 '역전세 대란'] 반포자이 –10억, 목동현대 -3억…집주인도, 세입자도 잠 못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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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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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 '역전세'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반포, 잠실, 목동 등 입지가 뛰어나 실수요자가 몰렸던 단지에서도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까지 감액된 전세계약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2021년 하반기 고점을 찍은 전세계약의 2년 만기가 도래하는 올해 하반기에 역전세가 심화되면서 자칫 사회적 문제로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시장을 안정시키고 역전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서울 역전세 물량은 14만건 이상으로 추정된다. 2021년 하반기 전세보증금이 정점을 찍었던 시기에 맺었던 계약들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021년 6월 서울에서 체결된 전세계약은 2만142건, 7월 1만9840건, 8월 2만1877건, 9월 1만7131건, 10월 2만1846건, 11월 1만9163건, 12월 2만4681건 등이다. 이를 모두 합하면 올 6~12월까지 2년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아파트 물량은 총 14만4680건에 달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세 가격이 급속도로 빠지면서 역전세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셈이다.

이미 강남권 대단지에서는 '반값 전세' 계약이 활발하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의 경우 지난 2월에 12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는데, 지난 2021년 10월 같은 면적대의 전세계약이 보증금 22억원에 계약된 것과 비교하면 2년 만에 10억원이나 낮아졌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 2021년 8월 전세 보증금이 22억원에 달했으나 지난달엔 이보다 9억9800만원 낮아진 12억12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2년 전과 비교해 하락률이 45.5%에 이른다.

서초구 반포동 J중개업소 대표는 "2021년은 집값 상승과 임대차법 시행 여파, 전세물량 감소로 자고 일어나면 전셋값이 수천만원씩 급등했던 시절"이라며 "2년 만에 전세 보증금이 반토막이 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반전됐다"고 말했다. 이어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세입자까지 돈이 묶여 이동하지 못하는 연쇄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사철이 본격화되는 9월부터는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역전세 우려는 전통적으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이 낮아 '깡통전세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낡은 재건축 아파트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올해 준공 26년차를 맞는 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동현대 전용 84㎡는 지난달 6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돼 고점 가격인 9억원 대비 2억5000만원 하락했다. 이 단지 동일면적은 지난 4월 15억8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돼 전세가가 매매가의 40%에 불과하다.

준공 45년차로 학군지 수요가 높은 재건축 아파트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 76㎡의 전세보증금 역시 2021년 9월 10억원에서 이달 5억원으로 2년 만에 5억원 떨어졌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남3구 전셋값이 1년만에 고점 대비 15~17% 떨어진 것을 비롯해 인천은 3년전, 대구는 5년전까지 전세가격이 과거로 회귀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한 만큼 시장을 예민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한지연 기자 hanj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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