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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박원순 서울시' 줄줄 샌 남북협력기금…몰아주기·셀프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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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74% 공모없이 특정단체 집중·'O.X' 형식적 심사…감사 적발

이순신 유적 헛삽질·노벨평화상 정상회의 지원…통보 전에 돈 지급

연합뉴스

서울특별시
[촬영 이도흔]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서울시가 2018년부터 5년간 민간 보조사업 명목으로 지원한 남북교류협력기금 138억원 중 74%는 공정성 확보를 위한 공모 절차 없이 일부 특정 단체에 집중된 것으로 시 감사 결과 드러났다.

기금 지원 여부를 심의하는 남북교류협력위원회는 지원 대상인 민간단체와 이해관계인 위원이 '셀프 승인'을 한 사례가 적발됐다. 심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형식상에 그치면서 10억원 가까운 기금이 낭비되는 일도 있었다.

8일 연합뉴스가 확보한 서울시 감사위원회의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실태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위는 이런 내용을 포함해 총 15건의 지적사항을 적발했다.

감사위는 작년 10월부터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실태를 조사해오다 올해 2월 특정감사로 전환해 두 달간 감사를 벌였다.

감사 대상은 2018년 1월1일부터 올해 초까지 처리한 남북교류협력사업 관련 업무 전반이다. 보고서 분량은 150쪽에 달하며 대부분의 지적 사항은 박원순 전 시장 때 추진한 사업에 집중됐다.

이를 토대로 감사위는 주의요구 11건, 권고 1건, 통보 2건과 시정요구(환수) 1건 등의 조처를 했다.

2018년부터 5년간 서울시 남북교류협력기금의 민간경상보조사업 중 74%는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은 보조사업(일반사업)에 지원됐다.

이는 공모 절차에 따른 신청자를 대상으로 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방보조금을 교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지방재정법에 어긋난다.

특히 일반사업은 최근 5년간 58개 사업, 40개 단체에 총 102억원의 보조금을 집행했는데 집행액 기준으로 상위 5개 단체가 전체의 52.5%인 53억5천700만원을 타내 특정 단체에 편중됐다.

2019년부터 추진된 '나선-녹둔도 이순신 유적 발굴조사 사업'은 민간단체가 사업 제안 때 명시한 조사 지역에서 12㎞나 떨어진 다른 곳에서 3년간 발굴이 이뤄졌다.

이곳에서는 유적이 나오지 않았고 결국 기금 9억9천700만원을 낭비했다.

해당 사업은 심의 단계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감사위는 판단했다. 남북교류협력위 심의를 거치기 전 민간단체와 서울시 간 예산지원 협약을 체결하는 바람에 사업비 적정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같은 해 추진된 '세계노벨평화상 수상자 정상회의 사업' 역시 교류협력위 개최 전 양해각서를 선체결한 탓에 사업 적정성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7억원의 남북기금을 집행해야 했다.

협력위는 기금 지원 대상인 민간단체에서 전현직으로 활동한 위원들이 심의 과정에서 회피 신청을 하지 않아 '셀프 지원'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위원회는 2018년부터 현재까지 연 47차례 회의 중 29차례를 서면으로만 심의해 151억원 규모의 기금을 집행했다. 단순히 O, X로 찬반 의견만 묻는 형식적 심의도 있었다.

보조사업자에 대한 서울시 차원의 관리·감독도 부실했다.

'2019 국제친선 탁구대회'를 추진하던 보조사업자는 국외세금 회피 명목으로 현금으로 경비를 집행해 지방보조금 운영관리지침을 어겼으나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다.

2018∼2020년 총 21억원 규모로 집행된 대북 인도적 지원 보조금 사업은 정식으로 교부 결정을 통지하기 이전에 사업자에게 보조금이 지원됐다.

평화·통일 교육 공모사업에 참여한 한 민간단체는 강사비로 보조금 846만원을 지급했다고 기록했으나 허위로 드러났다. 강사는 민간단체 대표와 가족관계였다.

감사위는 846만원을 환수하고 이 가운데 제재부가금 규정이 신설된 2021년 7월13일 이후 지급된 2건 216만원에 대해선 제재부가금을 부과·징수하라고 시에 통보했다.

허위 정산서류 제출에 대해선 지방보조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검토하라고 통보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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