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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故 현미 애지중지 ‘피아노’, 당근 매물로 나왔다가 사라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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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와 당근 매물로 나온 피아노. 사진 ㅣ스타투데이DB, 연합뉴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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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 선생님께서 아끼시며 소장하셨던 일본 직수입 오리지널 피아노를 아껴주실 분에게 양도하고자 합니다. 250만원입니다.”

지난 달 16일 중고 물품 거래 ‘당근마켓’ 앱에 올라온 게시물이다. 지난 4월 갑작스레 85세로 별세한 원로가수 현미와 40년 세월을 함께 한 피아노가 중고 매물로 등장한 것.

이 글을 올린 사람은 미국에 있는 아들들을 대신해 현미의 유품을 정리하고 있는 조카 이정민 씨였다.

하지만 이사를 앞두고 이 글을 올렸던 이씨는 유족과 상의 끝에 판매를 철회했다. 이씨는 연합뉴스에 “(구입) 문의를 몇 분 주셨는데 이게 너무 물건처럼 흘러가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아 이건 아니다’ 평생 가족이 소장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을 해 철회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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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와 40년 세월을 함께 한 피아노. 사진 ㅣ연합뉴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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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피아노는 일본 야마하가 1960년대부터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U1’ 모델이다. 현미는 작곡가 고(故) 이봉조와 헤어진 후인 1979년께 이 피아노를 구입했고, 이후 40년 세월을 애지중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겐 또 하나의 가족이나 다름 없었다.

현미의 둘째 아들 영준 씨는 연합뉴스에 “매일 어머니가 피아노를 만졌다”며 “집에서 우리 어머니가 갑자기 피아노를 치시다가 ‘영곤아 기타 가지고 나와라’ ‘너 화음 좀 넣어봐라’ 하시곤 했다”며 피아노와 얽인 일화를 얘기했다. 특히 어머니 현미가 발표한 곡 중 ‘떠날 때는 말없이’와 ‘보고 싶은 얼굴’을 이 피아노로 연주해 달라는 부탁을 남겼다고 전했다.

현미는 지난 4월 4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자택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팬클럽 회장 김 모씨의 신고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1962년 노래 ‘밤안개’로 데뷔한 고인은 ‘보고 싶은 얼굴’, ‘떠날 때는 말없이’ 등 다수의 히트곡을 발매하며 한국에서 보기 드문 재즈 창법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65년에는 김기덕 감독 연출, 신성일 엄앵란 주연의 영화 ‘떠날때는 말없이’의 주제곡을 불러 당대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 했다.

장남 이영곤은 고니라는 예명으로 가수 활동을 하기도 했다. 둘째 며느리는 ‘사랑은 유리같은 것’으로 알려진 가수 원준희다. 가수 노사연과 배우 한상진의 이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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