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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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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과 넷플릭스 CEO, 22살엔 뭐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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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상학과 대학생 100명과 ‘미래의 영화인’ 간담회서 대화

“저는 22세 때 대학을 중퇴하고 비디오 대여점에서 일했어요. 기자가 되고 싶었지만 글을 못쓴다는 걸 알고 포기했죠. 22세는 좋아하는 게 뭔지가 아니라 잘하는 게 뭔지를 찾아야 하는 나이입니다.”(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

“전 그 나이에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현기증’을 보고 영화인이 되기로 결심했어요. 다른 대학생들은 볼리비아 좌파 다큐를 볼 때였죠. 머리에 든 거 없는 한심한 놈이라고 취급받을 취향이었지만 제 맘은 히치콕에게 갔어요. 시대의 요청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자기 자신입니다.”(박찬욱 영화감독)

조선일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 박찬욱관에서 테드 서랜도스(오른쪽) 넷플릭스 CEO와 박찬욱 감독이 대담을 마치고 객석에서 학생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 감독은 넷플릭스가 투자하는 영화 ‘전,란’의 제작과 각본을 맡았다. /넷플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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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최고경영자(CEO)와 세계적 감독은 “22세에 무엇을 했느냐”는 22세 대학생의 질문을 받고 “저 자신을 찾으려 했다”고 입을 모았다. 21일 오후 서울 CGV용산의 박찬욱관에서 진행된 ‘넷플릭스&박찬욱 위드(with) 미래의 영화인.

이동진 평론가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대담에서 박 감독은 넷플릭스가 투자한 영화 ‘전,란’에 제작과 각본을 맡았다고 소개했다. ‘전,란’은 박 감독과 넷플릭스가 함께하는 첫 한국 영화로, 임진왜란이 배경이다. 함께 자란 무신 집안의 아들과 몸종이 임금의 최측근과 의병으로 맞서게 되는 무협 액션이다. 서랜도스 CEO는 “박 감독과 같은 거장을 지원하는 것이 넷플릭스의 존재 이유”라며 “전 세계 관객이 멋진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의 고유한 힘이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박 감독은 “바람 잘 날 없는 역사”를 바탕으로 꼽았다. “일제시대, 전쟁, 독재 정권, 산업화를 압축적으로 겪으면서 한국 관객들은 어지간한 자극에는 끄떡없게 됐다. 그런 관객을 끌어들여야 하니 한국 영화와 드라마는 매우 자극적이다. 감정의 진폭이 엄청나게 오르내리고 복합적인 감정을 담는다. 인류가 가진 보편적인 감정을 건드리니까 국제적인 인정을 받게 된 거 같다.” 서랜도스 CEO는 “한국인들은 도전 정신이 강하고 호기심이 많아서 영화 산업도 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중성과 실험 정신의 비율을 어떻게 선택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박 감독은 “대중성은 혼자만의 판단에서는 나올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제가 보기에 좋은 대사라도 가족이나 지인에게 ‘이 대사가 무슨 뜻인지 알겠느냐’고 물어보고, 모른다고 하면 과감하게 바꾼다”며 “외골수로 결정하지 말라”고 했다. 서랜도스 CEO는 “오징어게임처럼 흥행과 비평 모두 성공하는 작품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대중성과 실험 정신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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