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땅 사서 집 짓고 살다가
예타 통과 발표 4개월前 현직 신분으로
집앞 공터 258평 사들여
본인 “집 진입로가 사유지여서 사들인 것”
정동균 전 양평군수 자택 전경. 불 켜진 집이 정 전 군수 자택이다. 정 전 군수 아내 박모씨는 예타 통과 발표 직전, 그 집 아래쪽 공터를 3억원 넘게 들여 매수했다. 이곳은 양평-서울 고속도로 원안 종점 근처다./최훈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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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 정동균 전(前) 양평군수의 아내가 현직 시절 서울-양평 고속도로 예비타당성조사 막바지 단계에서 종점 인근(옥천면) 자택 앞 땅 3필지를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3억5000만원을 들여 집 앞 땅 258평을 추가로 산 것이다.
정 전 군수는 양평·서울 고속도로가 ‘L’자에 가깝게 휘더라도 종점은 자신의 집과 토지 인근으로 하는 원안대로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속도로 종점 변경이 김건희 여사 땅값 상승을 위한 것’이란 민주당 논리대로라면, 정 전 군수의 종점 변경 반대는 자기 땅값 상승을 위한 아니냐는 논리도 성립한다.
10일 조선닷컴 취재에 따르면 정 전 군수의 아내 박모씨는 2020년 12월8일 총 3억4570만원을 들여 경기 양평군 옥천면 아신리의 토지 3필지 총 853㎡(258평)를 구매했다.
박씨가 구매한 3필지는 남편 정 전 군수와 사는 집 앞 공터다. 박씨는 2000년 이곳에 488㎡(148평) 토지를 구매했고, 이듬해 들어선 2동짜리 연면적 161㎡(49평) 단층주택에서 남편 정 전 군수와 거주하고 있다. 20년 동안 살던 집 앞에 갑자기 억대 자금을 투입해 공터를 한꺼번에 사들인 것이다. 당시 정 전 군수는 현직이었다.
그가 땅을 매입한 시점으로부터 4개월 뒤, 서울-양평 고속도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노선안 내용은 양서면에 고속도로 종점인 양평JCT(분기점)를 설치하는 것인데, 양평JCT는 양서면과 정 전 군수가 땅을 추가로 사들인 옥천면의 경계에 위치한다. 정 전 군수의 집은 양평JCT 바로 옆 양평IC(나들목) 출구에서 800m 떨어져 있다. 이 땅 외에도 정 전 군수와 일가 친척들은 옥천면에 약 1만㎡(약 3000평)에 달하는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후 정 전 군수는 종점 변경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9일 언론 인터뷰에서 “재임 중 예타 통과를 위해 집중했고, 수정안이나 (김건희 여사 일가가 소유한 땅 인근인) 강상면 일원으로 나들목(IC)이 나가는 안에 대해선 논의 자체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 전 군수는 20년 간 보유한 집 앞의 공터를 예타 통과를 앞두고 갑자기 사들인 이유에 대해 “우리집 진입로가 공도(公道)가 아닌 사유지인데, 그곳에 살던 할머니가 ‘여기 진입로 쪽 땅 안 사 놓으면 다음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땅을 사게 된 것”이라고 조선닷컴에 말했다.
[최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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