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검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세계 2위 점유율을 자랑하는 국내 대기업의 스마트폰 핵심 소재 기술을 경쟁업체로 빼돌린 직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 특허범죄조사부(부장검사 정지은)는 연성동박적층판(FCCL) 제조 기술 자료를 유출, 경쟁업체에 누설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A사 전 품질관리 팀장 B(54)씨와 이를 부정 사용한 경쟁업체 C사 법인, C사 개발팀장 D(45)씨 등 직원 3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B씨는 A사로부터 희망퇴직을 제안받자 C사에 재취업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3월까지 FCCL 제조·품질관리 관련 기술자료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FCCL은 유연하게 구부러지는 동박을 입힌 회로기판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연성회로기판(FPCB)의 핵심 소재다.

FCCL 적용 분야 [대전지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사는 연 매출액 1조700억원 규모의 반도체·스마트폰 등 첨단소재 전문 기업으로, 특히 FCCL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2021년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2위)을 갖고 있다.

전자기기 부품을 만드는 C사는 올해부터 FCCL을 양산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직원 D씨가 B씨로부터 A사의 FCCL 관리계획서 등을 넘겨받아 직원들과 함께 자사 품질 문서 작성에 부정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지난 4월 초 A사로부터 고소장을 접수, 경쟁업체 압수수색과 관련자 소환조사 등을 거쳐 석 달 만에 혐의를 밝혀내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A사가 20여년간의 기술 개발을 통해 양산화에 성공한 FCCL 기술 자료를 퇴직 예정자가 유출한 사건"이라며 "기술 유출 전담 부서의 빠른 수사 개시와 적시 압수수색으로 기술의 추가 유출을 막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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