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천385억원 투입…전기차·재생에너지 등 첨단산업 핵심부품
유럽·미국·일본 95% 장악 시장에 '도전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서울·세종=연합뉴스) 조승한 차대운 기자 = 미래 반도체 먹거리로 꼽히는 차세대 전력반도체를 개발하는 '화합물 전력반도체 고도화 기술개발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3일 주영창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주재로 '2023년 제8회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를 열어 지난해 제3차 국가연구개발사업 예타 대상으로 선정된 이 사업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상용화 소자, 전력변환장치, 구동회로 등 핵심 요소 기술을 개발해 화합물 전력반도체 분야 선도국과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며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1천384억6천만 원을 투입한다.
당초 요구한 예산은 7년간 4천419억 원이었으나 기간과 규모 모두 예타를 거쳐 줄었다.
과기정통부는 "국내 화합물 전력반도체 관련 기업의 기술개발 역량이 강화되어 세계시장 진출, 공급망 내재화 등의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력반도체는 전기를 활용하기 위해 직류·교류 변환, 전압·주파수 조정 등 전력의 변환·안정·분배·제어 기능을 수행하는 반도체다.
화합물 전력반도체는 질화갈륨과 실리콘카바이드처럼 두 종류 이상의 원소 화합물로 구성된 제품이다. 실리콘 단일 소재 전력반도체와 비교할 때 전력 효율과 내구성 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이 중 갈륨은 중국 정부가 최근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반발해 발표한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된 품목이기도 하다.
화합물 전력반도체는 전기차·재생에너지·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첨단산업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현재 유럽, 미국, 일본의 시장 점유율이 각각 54%, 28%, 13%로 세 지역의 합산 시장 점유율이 95%에 달한다.
2030년까지 연 평균 7% 성장이 전망되는 화합물 전력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해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강국인 한국은 이 분야 기술 부족으로 수요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산업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 전기차·에너지 산업 수요와 연계한 소자 및 전력변환장치(모듈) 상용화 기술 개발, 구동회로(파워IC) 기술 개발, 화합물 전력반도체 핵심 소재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소재-소자-IC-모듈'로 이어지는 전력반도체 가치사슬 전반의 핵심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위원회는 산업부의 '친환경 교통수단용 고성능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개발 사업'을 2023년 제2차 연구개발 예타 신속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했다.
신속조사는 일정규모 이하 주요 정책사업 조사 기간을 7개월에서 4개월 반으로 단축하는 것으로 올해 도입됐다.
대상 사업은 전기차·전기선박용 이차전지, 도심항공교통수단용 초경량 리튬황 이차전지 등 기술개발을 통해 고에너지밀도 차세대 이차전지 제조를 위한 공정 기술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부처가 요구한 총사업비는 내년부터 5년간 1천987억3천만 원이다.
주 본부장은 "연구개발 예타 신속조사 대상 사업은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인 이차전지 분야의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우선하여 선정했다"며 "건전 재정유지 기조하에 우리나라 미래 성장과 존속에 미칠 영향력을 감안해 국가 차원에서 시급하고 중요한 사업을 중심으로 대상사업을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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