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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에 프로 경기에 데뷔해 8연승을 하고, 유명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둔 뒤 2개 앨범을 발표한 종합격투기(MMA·Mixed Martial Arts) 선수가 있다. 지난 5월 두 번째 싱글 앨범 'W.T.S'를 발표해 한국의 '로이 존스 주니어'로 불리는 이정현 선수(22·사진)다. 로이 존스 주니어는 복싱과 랩을 함께하는 세계적 스타다.
국내 선수 중에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 이 선수가 힙합에 빠진 것은 음악을 하던 친구의 영향이다. 음악전문채널 엠넷(Mnet)의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고등래퍼 2'에 출연하기도 한 초등학교 친구 김민석 씨의 작업실을 들락거리며 자연스럽게 랩을 시작했다. 운동을 하며 틈틈이 힙합 기본기를 쌓은 이 선수는 2021년 '고등래퍼 4'에 출연해 '우수 래퍼'에 근접한 12위를 기록하는 등 선전했고 같은 해 첫 싱글 앨범 'City Life'를 발표했다. 이 선수는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건 반드시 해야 하는 성격이었다"며 "본업은 운동이지만 음악에도 욕심이 생겨 꾸준히 작업을 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른 프로 격투기 데뷔와 활약도 하고 싶던 일을 적극적으로 파고든 결과였다. 14세에 처음 MMA 선수가 되기로 결심한 이 선수는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18년 학교를 과감히 그만뒀다. 공부에 뜻이 없고 대학에 진학할 것도 아니니 학교에서 보낼 시간에 운동에 매진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이 선수는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머릿속에 격투기 생각밖에 없어 원래 고등학교 자체를 진학하지 않으려 했다"며 "부모님이 '한 학기만 다녀보라'고 설득하셔서 정말 1학기만 다니고 학교를 나왔다"고 설명했다. 배수진을 친 심정으로 훈련에 집중한 이 선수는 이듬해 프로 킥복싱 경기에 데뷔해 승리했고 MMA에서 8연승을 하며 국내 플라이급 최강자로 성장했다.
이 선수의 연승 행진은 지난 5월 끊겼다. 세계 최고 격투기 단체인 'UFC' 진출을 놓고 다투는 'ROAD TO UFC 시즌2' 플라이급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 우승 후보였던 필리핀계 미국인 마크 클리마코(26)에게 판정패한 것이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공세를 퍼부으며 분전했지만 심판들은 만장일치(27-30, 27-30, 27-30)로 클리마코의 손을 들어줬다. 이 선수의 프로 데뷔 후 첫 패배였다.
세계 최고 무대를 향한 기회를 놓쳤지만 이 선수는 심기일전해 UFC 진출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첫 번째 앨범 수록곡 'City Life'의 가사 '전부를 걸고서 싸워서 결국엔 올라가 we going high'처럼 기량을 키우고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 UFC 계약을 따내겠다는 설명이다. 이 선수는 "저는 늘 시합을 뛰기 전에 제가 지는 것과 그로 인해 벌어질 안 좋은 일을 상상하고,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다짐을 한다"며 "다음 기회가 오면 반드시 승리해 최고의 무대 UFC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형주 기자 / 사진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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