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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숨진 교사 일기장에 ‘특정 학부모 갑질’ 내용 없어...경찰 “동료 등 30명 참고인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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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A 교사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서울교사노조는 21일 이 학교 전·현직 교사들의 제보라며 그 내용을 공개했다. A 교사가 학부모에게 개인 연락처를 알려준 적이 없는데도 수십 통의 전화를 받고 “소름 끼친다, 휴대전화 번호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 A 교사의 학급에 ‘선생님 때문이야’라고 수업 시간에 소리를 지르는 학생이 있고 출근할 때 그 학생의 환청이 들리는 것 같다고 했다는 제보 내용도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그와 같은 제보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서이초 교사와 직원 30여 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경찰은 A 교사가 남긴 메모 형식의 일기장을 분석해 왔다. 일기장에는 개인적 문제와 함께 학교 업무 스트레스에 관한 내용이 등장하는데 특정 학부모를 지목해 ‘갑질’을 당했다는 내용은 없다고 한다.

이날 서울교사노조 측은 “A 교사는 학생들 사이에 분쟁이 있을 때마다 반드시 녹음을 했다. 2023년에도 분쟁이 있었다면 휴대전화 등에 녹음본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당초 A 교사의 휴대전화를 포렌식(디지털 증거 추출)하려 했으나 유족 요청으로 반환했다고 한다. 경찰은 A 교사 유족에게 휴대전화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경찰 안팎에서는 “A 교사의 휴대전화가 극단적 선택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경찰은 A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원인으로 거론되는 ‘학급 학생 폭력 사건’의 내용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A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6일 전인 지난 12일 A 교사 학급의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을 연필로 찌른 일이 있었다. 이 일의 처리를 두고 A 교사에 대한 학부모들의 폭언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 수사에서는 지난 13일 A 교사와 참관인이 참석한 가운데 피해·가해 학생과 부모가 만나 원만히 화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경찰은 당시 참관인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의혹 전반을 확인하고 업무방해 수준의 불법이 발견되면 적극 수사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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