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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발톱 꺼낸다…'코타' 이정영 12월 UFC 데뷔전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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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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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호랑이가 발톱을 가다듬는다. '코리안 타이거' 이정영(27, 쎈짐·에이앤티매니지먼트)은 UFC에 데뷔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몸을 만드는 중이다.

이정영은 지난 13일 스포티비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2월 무릎 수술 후 떨어진 근육량을 늘리는 훈련을 진행했다. 근육은 다 회복했다"며 "무릎은 70%라고 생각한다. 다음 달부터 스파링을 시작해 감각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12월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가 가기 전에 복귀하길 원한다. 기회가 된다면 올해 말에 경기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로드FC 페더급 챔피언을 지낸 이정영은 지난 2월 '로드 투 UFC(ROAD TO UFC)'를 우승하고 UFC 계약서를 받았다. 로드 투 UFC는 아시아 유망주들이 8강 토너먼트로 경쟁하는 등용문. 우승자는 UFC와 계약한다. 이정영은 페더급에서 중국 파이터 3명을 연파하고 최종 생존자가 됐다. 꿈에 그리던 UFC 로스터에 들어갔다.

결승까지 올라가는 기세가 무서웠다. 8강전에서 시에빈을 36초 만에 암바로 잡았고, 준결승전에서 루카이를 42초 만에 펀치로 쓰러뜨렸다. 지난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펼친 결승전도 1라운드 승리로 끝내고 싶었다. 화룡점정을 꿈꿨다. 하지만 아쉽게도 결승전 양상은 달랐다. 힘과 체력이 좋은 이자의 레슬링에 묶여 화력을 자랑하지 못했다. 3라운드 종료 2-1 판정으로 신승했지만 스스로 만족할 수 없는 경기 내용이었다.

사실 이정영은 오른쪽 무릎 인대가 파열된 상태로 로드 투 UFC에 참가했다. 다시 오기 힘든 기회라고 여겨, 킥을 차지 못하는데도 출전을 감행했다. 그래서 길게 끌면 어렵다고 판단했다. 초반 화력에 집중한 이유다. 다행히 시에빈과 루카이는 계획대로 꺾었으나, 중국의 강자 이자에게는 그 작전이 통하지 않았다.

우승 후 이정영은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온전한 몸 상태로 UFC 활동을 시작하고 싶어 재활 기간을 거치기로 했다. 당시 자신에게 약속한 것이 있다. 올해가 가기 전엔 꼭 경기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그 마음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연말 아시아에서 로드 투 UFC 시즌2 결승전을 포함한 UFC 파이트 나이트가 열릴 것이라는 소문이 도는데, 그 무대에 서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정영은 "8월 싱가포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지 오퍼(요청)을 받았다. 그때 다리 상태가 안 좋았기 때문에 당연히 경기할 수 없었다"며 아쉬워하고 "만약 12월에 아시아에서 대회가 열린다면 그 기회를 잡고 싶다. 충분한 스토리 라인도 된다고 생각한다. 상대는 누구라도 좋다. UFC가 붙여 주면 싸우겠다"고 했다.

이정영은 그 대회에서, 시즌2 결승전에 오른 라이벌 이자와 마주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이자가 우승하고 UFC에 들어오면 언젠가 다시 붙어서 제대로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 이자가 상대 카이윈을 이기고 우승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재밌는 상상도 해 본다. 연말 아시아 대회에 출전한다면, 선수들이 묵는 호텔에서 이자와 마주칠 수도 있다. "혹시 이자와 만나면 반갑게 인사할 수 있는가?" 묻자, 이정영은 "인사 안 한다. 언젠가 만날 수 있는 상대다. 항상 경쟁자라고 생각하면 단 1%의 자비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에 굳이 가서 인사를 하거나 친한 척을 하지 않는다"고 잘라 답했다.

"이자가 먼저 다가와 친한 척하면 어떡하는가?"라고 농을 섞자, "나도 사람인지라 그렇게까지 환대를 해준다면 인사 정도, 악수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으면서도 "그러나 다시 제대로 붙어서 끝맺음을 하는 게 최고의 그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영은 로드 투 UFC 시즌 1 밴텀급 우승자 나카무라 린야(일본)가 지난달 26일 UFC 싱가포르 대회에서 압도적으로 이기는 모습을 지켜보고 여러 감정이 들었다. 부러우면서도 의욕이 타올랐다. "나도 저 자리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극을 많이 받았다. 우승자 출신 나카무라 린야가 너무 잘하니까 보기 좋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정영은 UFC 데뷔전은 대구에서 준비하지만, 내년에는 미국으로 날아가 정상급 파이터들과 몸을 섞을 계획이다. "내년 미국에 가서 캠프를 차려 챔피언급 선수들과 훈련하고 배울 것이다. 내가 세계 정상급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걸 하나하나 증명하겠다. 한 해 3경기 이상 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정영은 최근 영어를 공부하는 사진을 SNS에 올렸다. 또 영어 인터뷰를 하겠냐는 질문에 "공부는 순탄하게 잘 되고 있다. 그런데 당분간 영어 인터뷰는 없다. 능숙해지면, 내가 생각했을 때 충분히 준비가 됐다는 느낌이 들면 영어 인터뷰를 하겠다"고 웃었다.

이정영은 로드FC 아마추어 무대를 거쳐 2014년 2월 로드FC 14에서 프로로 데뷔했다. 2018년 11월 로드FC 50에서 최무겸을 판정으로 이기고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었다. 2019년 9월 로드FC 55에서 도전자 박해진을 경기 시작 10초 만에 펀치로 눕히고 타이틀 1차 방어에 성공하고 지난해 로드 투 UFC에 참가했다. 총 전적은 11전 10승 1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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