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아내가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수사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려다 취소한 것을 두고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이 법정에서 공방을 벌였다.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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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 48차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피고인 측이 지속해 법정 외에서 소송행위를 하는데 이는 재판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며 "재판부에서 이미 피고인 측에 독립성을 행하는 행위를 하지 말아 달라고 권고했는데도 (기자회견 입장문을) 법정이 아닌 언론에 먼저 관련 입장을 배포한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현직 민주당 경기도의원인 변호인이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 전날 언론에 입장문을 내는 게 의뢰인인 이화영에 대한 이해충돌 행위가 아닌가 한다"고도 지적했다.

반면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기자회견 자료를 언론에 공유하고 장소를 잡는 등 단순한 행위만 했을 뿐인데 그 행위에 대해 현직 도의원인 이화영 변호인이 언론을 통해 재판을 방해한다는 검찰의 말 자체가 변론권 방해"라며 "기자회견이 취소되면서 입장문은 보도 제한이 유지됐고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고 맞섰다. 또한 "검찰이 반복해서 저의 신분을 갖고 문제 제기하는데, 재판부에 변호사 선임계를 정식 제출했고 합법적으로 변호사 활동을 하고 있다"며 "제 신분이 본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입증하지 않고 변호인 자질을 의심하는 발언을 반복하고 있어 변호하는데 큰 지장이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전 부지사의 아내 백모씨는 지난 24일 언론에 보낸 문자를 통해 25일 오후 4시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공지했다. 백씨는 검찰이 다음 달 13일 이 전 부지사의 구속 기한 만료를 앞두고 추가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과 이날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한 입장을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백씨는 당일 오후 9시 개인적인 사정으로 기자회견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이날 "개인적으로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고 배우자를 만류했다"며 "기자회견 내용은 '민주당이 도와주면 좋겠는데 도와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내로서 억울한 마음을 발표하려고 했던 것이지 검찰이 말하는 소송행위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자회견 입장문에는 검찰의 대북송금 수사가 허위라는 전제가 깔려있으나 이에 대한 설명이 담기지 않아 오히려 이재명과 이화영의 갈등 프레임에 갇힐 우려가 있었다"며 "검찰은 입장문이 피고인에게 해를 끼친다고 말하는데 진실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도 일리 있지만, 변호사 주장대로라면 의도적으로 재판 외 소송행위를 해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다만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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