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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도 가입, 전이암도 보장”… 특정 고객층 겨냥한 암보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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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조선대병원 의료진이 최신형 4세대 다빈치 Xi 로봇을 이용해 암환자 수술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조선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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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험 시장의 후발주자인 손해보험사가 여성·고령자 등 특정 고객층을 겨냥해 보장범위를 대폭 늘린 상품을 새롭게 출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암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데다 단발성 보장만 했던 기존 암보험을 보완할 새로운 상품을 찾는 수요가 계속되자, 손해보험사가 고객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8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손해보험업계의 장기 보장성 보험 초회보험료 증가율은 전년 대비 14.8%다. 지난해(-3.4%), 2021년(-8%)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장기 보장성 보험은 보험 기간이 3년 이상인 상품으로 종합보험을 비롯해 화재·상해·간병·치매보험 등 다양하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최근 다시 시작된 암보험에 대한 관심과 아직 인기를 끌고 있는 어린이·MZ보험 등이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암보험은 국민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릴 정도여서 꾸준한 수요를 보이는 상품이다. 최근에는 보장범위가 확대돼 이미 암보험을 가지고 있거나 한 차례 보험 혜택을 받은 고객도 새로운 상품을 찾고 있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실제 암 환자가 많이 늘고 있다”며 “과거 보험은 1회 보장으로 끝나는데, 최근에는 전이암 발생까지 보장하거나 2회 이상 보장하는 상품이 많아졌고 이미 암보험을 가진 고객이 추가로 암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보험사가 내놓은 암보험을 살펴보면,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상품이 주를 이룬다. 암과 관련된 전반적인 보장을 확대하기보단, 여성·고령자·유병자 등 특정 고객층의 니즈에 집중하거나 암 발생 확률이 높은 부위·종류의 보장을 늘리는 방식이다.

흥국화재는 지난달 주력 상품으로 ‘흥Good 모두 담은 암보험’을 출시했는데, 원발암과 전이암 구분 없이 진단비를 지급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전이암 발생률이 원발암 발생률보다 더 높다는 점을 고려해 고객 확보에 나선 것이다. 전이암 보장과 관련해선 전이암까지 최대 8회 보장하는 롯데손보의 ‘let:smile 종합암보험(88)’이 지난 6월 출시 이후 3개월 만에 3만6431건 판매되는 등 이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상품이라는 평가다.

KB손해보험은 고령자가 가입할 수 있는 암보험 상품이 적다는 점을 공략, 60~90세도 가입할 수 있는 ‘KB 실버암 간편건강보험 Plus’를 지난 4일 출시했다. 대부분 암보험은 70세 안에 가입해야 보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고령화 추세가 지속되면 고령자를 위한 암보험 수요가 늘어날 것을 염두에 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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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반면 DGB생명은 ‘가성비’ 상품으로 승부수를 띄었다. 불필요한 가입 옵션을 줄여 보험료를 낮추는 한편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온라인 판매를 선택했다. 이 상품은 지난달 20일 출시 이후 보험비교 사이트 ‘보험다모아’에서 40세 남자 기준 갱신형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난 7월 출시된 한화손해보험의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은 업계 최초로 ‘여성특화통합진단비’를 신설해 여성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성 고위험군 질병인 유방·난소·자궁·갑상샘 등에 대한 암 진단비는 물론 암 전조증상 진단까지 보장할 수 있도록 했다.

암보험은 전통적으로 생명보험사들의 주력 상품 중 하나였다. 2010년 초반에 이미 국민 10명 중 6명이 가입했을 정도로 실손보험과 함께 ‘제2의 건강보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손해보험업계가 암보험 시장에 뛰어든 이후 생명보험사들이 선보였던 암보험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상품이 잇따라 나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새로운 암보험 상품 가입 시 조건을 정확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순히 ‘보장된다’는 말만 믿기보다 어떤 조건에 보장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가령 암 진단비를 최대 9회 준다고 한다면 신체 부위별로 1회씩 총 9회를 준다는 것인지, 한 부위에서 원발암·전이암 모두 보장한다는 것인지 등을 잘 구분해야 한다”며 “자신에게 맞는 보험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했다.

이학준 기자(hak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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