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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연1회 폐기능 검사하고 수영하라…찬바람 불면 쌕쌕대는 이 병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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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다스리는 법

천식은 찬 바람이 불 때 더욱 괴로운 질환이다. 차가운 공기가 호흡기를 자극하면서 기침과 쌕쌕거리는 증상이 악화하기 때문이다. 그리스어 ‘날카로운 호흡’이라는 말에서 유래한 만큼 숨 쉬기가 힘겹다. 완치 개념이 없는 만성 호흡기 질환인데 감기나 독감도 걸리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날씨가 추워지는 시기 천식 관리에 특히 힘써야 하는 이유다. 꾸준히 실천해야 하는 천식 관리법을 알아본다.

중앙일보

천식은 숨길이 서서히 좁아지면서 일상을 괴롭힌다. 알레르기 원인 물질이나 찬 공기 등 자극에 노출됐을 때 기관지 염증으로 기도가 수축해 정상적인 호흡을 방해한다. 숨이 차는 것은 물론 기침과 쌕쌕거림(천명), 가슴 답답함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나타난다. 모두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증상들이다. 처음엔 비교적 증상이 가볍지만, 재발과 악화를 반복하면 중증으로 진행한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김태범 교수는 “천식 증상은 낮보다 늦은 밤에 주로 나타나는 게 특징”이라며 “만성질환이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으면 특별한 증상 없이 일상을 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폐 기능 검사 연 1회 이상 필요



천식은 증상 기복이 심하다. 별다른 증상이 없을 때도 있다. 그래서인지 증상이 없으면 상태가 좋아졌다고 오해해 질환을 방치하는 환자가 많다. 하지만 천식은 중증도가 오르락내리락하는 질환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천식 환자는 증상이 없더라도 꾸준히 진료를 받으면서 조절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천식 조절 상태를 평가하기 위한 폐 기능 검사도 연간 1회 이상 필요하다. 증상이 개선됐다고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건 위험하다. 김 교수는 “천식 치료에는 증상 조절제와 완화제가 쓰인다”며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전문의와 상의해 치료제를 오랜 기간 지속해서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증상 조절제인 흡입용 스테로이드제는 천식 치료의 핵심 약제다. 항염증제 가운데 가장 효과가 좋다. 기도의 염증을 치료해 천식 증상을 조절하는 원리다. 먹는 약이나 주사보다 적은 용량으로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흡입제 형태여서 사용 방법이 까다롭지만 꾸준히 써야 천식이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하루 1회 이상 규칙적으로 사용한다. 김 교수는 “흡입제는 기도와 폐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다”며 “천식을 치료하는 측면이 더 크다는 점에서 부작용을 걱정해 임의로 치료제 사용을 중단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단, 기관지를 빠르게 확장해 주는 증상 완화제는 증상이 심할 때만 일시적으로 사용한다.



독감 예방접종, 금연·운동 필수



천식 환자에겐 감기나 독감도 요주의 대상이다.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대처 능력이 부족한 탓에 일반인보다 감기·독감에 더 취약하다. 천식이 심한 경우 감기만 걸려도 숨이 막혀 위협적인 상황에 부닥칠 가능성이 커진다. 호흡기 질환으로 폐 기능이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매년 독감 예방접종이 필수적이다. 감기약을 먹을 때도 천식 치료제 사용을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 손 씻기 등 개인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감기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천식은 개인마다 원인과 증상이 다르다. 김 교수는 “천식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나타난다”며 “원인 항원에 대한 알레르기 검사 등을 통해 악화 인자를 파악하고 생활 속에서 이를 회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담배 연기와 찬 공기, 대기 오염 물질 등은 천식 증상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이다. 따라서 금연은 필수다. 간접흡연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실내 환기도 중요하지만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창문을 열지 말고 따뜻한 물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외출이 불가피하다면 긴 소매 옷과 마스크 등을 착용해 외부 알레르기 항원과의 접촉을 줄여야 한다. 침구류 위생도 철저히 신경 써야 한다. 주기적으로 침구류를 세척하거나 교체하면서 집먼지진드기가 서식할 수 없도록 실내 환경을 깨끗이 유지해야 한다.

운동에 대한 오해도 적잖다. 천식을 앓고 있을 땐 숨 쉬기가 힘들어 신체 활동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천식 환자여도 적절한 운동은 필요하다. 무조건 운동과 거리를 두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운동 부족은 소아 성장을 저해하고 비만을 부르면서 천식을 악화시킨다. 운동을 심하게 할 땐 증상이 악화할 수 있지만 적정 강도를 유지할 경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천식 환자에게 권장되는 운동은 실내 수영이다. 온도와 습도가 적절히 유지되기 때문에 기관지를 자극하지 않는다. 공기가 차고 건조한 새벽엔 운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

■ 천식 관리 수칙

- 대기 질 나쁠 땐 가급적 외출 삼가

- 기외출 시 긴소매 옷과 마스크 착용하기

- 손을 자주 씻고 독감 예방접종하기

- 규칙적인 운동으로 정상 체중 유지하기

- 전문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천식 치료하기

- 금연은 필수, 간접흡연도 최대한 피하기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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