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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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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미국 재정 압박하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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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미사일 방어 시스템 아이언돔이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을 요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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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양상이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 상승은 제품 생산단가를 높여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만큼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노력 중인 미국에는 국제유가를 잡는 일이 중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이 원유 공급 패권을 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그 일환으로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수교를 추진해온 까닭이다.

하지만 전쟁이 벌어지자 대표적인 수니파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지지를 표명했고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수교는 무기한 연장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등 전쟁 종식을 위해 노력했지만 미국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이다.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전쟁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대결에서 사우디와 이란의 대결로 확장되는 것이다. 만약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하마스의 뒷배라면 사우디 역시 본격적으로 하마스를 지원하면서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이란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핵심 해상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고, 공급 우려로 에너지 가격은 급등할 수 있다. 물가 안정화를 위해 고금리를 고수하는 미국 입장에선 직격탄이다.

이뿐 아니라 전쟁이 길어질 경우 미국의 재정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요청한 긴급안보 예산을 살펴보면 이스라엘·우크라이나 등의 지원 명목으로 약 1천억달러 정도가 소요된다. 세수가 부족해 재정적자가 누적되어 가고 있고 국채를 발행해 부족한 재정을 충당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러한 예산안은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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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연 5% 수준까지 빠르게 올랐다. 미국 정부가 국채 발행을 꾸준하게 늘리겠다고 공표하면서 채권 가격이 내려갔기 때문이다. 빠른 속도로 국채금리가 높아지는 만큼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은 가중될 수 있고 재정 건전성 차원에서 불안감이 높아질 수 있다. 내년에 미국 대선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부의 확장 재정정책은 유지될 개연성이 높아 재정건전성과 정부부채 측면에서 불안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나아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돈을 꾸준하게 사용할 경우 물가 안정 목표는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스라엘 전쟁으로 인한 긴급안보 예산은 미국 정부의 지갑을 가볍게 만드는 재료이며 바이든 행정부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최근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이 해임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마이크 존슨이 하원의장으로 선출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예산안 축소를 주장하고 있기에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역시 비슷한 결로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외교적 관계에 따라 미국의 금전적 지원이 계속될수록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가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에너지 가격과 정부의 재정부채 측면에서 이번 전쟁은 미국과 연관이 깊으며, 현재 전쟁 양상은 미국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NH선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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