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밤 서울 영등포구청역에 나타난 커다란 쥐. 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역사 내부에서 쥐가 출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직장인 안모(32)씨는 지난 6일 밤 11시쯤 2호선 영등포구청역 승강장 가장자리에서 쥐를 발견하고 이를 촬영했다.

그는 “집에 가려고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뭔가 움직여서 봤더니 꼬리를 길게 늘어뜨린 쥐였다. 지하철역에 쥐가 돌아다닐 수가 있나. 정말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안씨는 쥐가 지하철 승강장 근처를 돌아다니며 작은 구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밖으로 나오길 반복했다고 전했다.

서울교통공사 영등포구청역 관계자는 “쥐나 바퀴벌레를 잡는 방역작업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역내에서 쥐를 본 적이 없으며 신고가 들어온 적도 없다”고 말했다.

공사는 쥐 살충을 포함해 화장실은 주 2회, 대합실과 승강장, 고객안전실(역무실)은 월 3회 방역작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했다.

영등포구청역은 이날 지하철 운행이 끝나는 새벽 1시 이후 쥐가 다니는 길목에 구서제(쥐약)를 뿌리고 긴급 방역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사 관계자는 “구서제가 독극물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없는 시간에 방역작업을 할 예정”이라며 “쥐가 출몰된 2호선 구역뿐만 아니라 같은 역사 내 5호선 구역까지 추가 방역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선 대구의 한 대학교 기숙사와 인천의 한 찜질방, 서울 용산구 식당 등지에서 빈대가 발생하는 비상 상황인데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에서 쥐까지 발생하는 위생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한편 방역당국은 지난 7일부터 ‘전국 빈대 합동 상황판’을 운영하기로 했다. 지난 5일 기준으로 서울시 각 자치구와 구 보건소에 들어온 빈대 신고 건수는 17건에 달한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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