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빈대 공포 확산

“빈대 10마리 삽니다”... 벽간소음 보복용 구매 글 등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전국에서 빈대 신고가 속출하면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지난 9일 서울 강서구 개화동로 지하철 9호선 김포한강차량기지에서 고열 스팀과 진공 청소기, 약품 등을 사용해 살균과 살충 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빈대 출몰 소식이 전해지면서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 옆집의 벽간소음에 보복하겠다며 빈대 구매를 희망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는 지난 9일 ‘빈대 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소음으로 인해 항상 당하던 제가 빈대 뉴스를 보고 오아시스를 본 느낌이다. 옆집 ‘문신충’과 그의 여자친구를 혼쭐내고 싶다”며 빈대 구매 의사를 밝혔다. 옆집에 빈대를 의도적으로 유입시켜 고통받게 하겠다는 취지다.

A씨가 제시한 빈대 구매 희망 비용은 3000원. A씨는 “빈대 10마리 채집 후 지퍼 비닐 팩에 담아서 택배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거래 방식을 상세히 설명했다.

조선일보

9일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빈대 구매를 희망하는 글. /중고나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도 확산했고, 네티즌들은 “벽간소음, 층간소음에 시달려 본 입장에서 이해는 가지만, 빈대가 번식하면서 다른 가구에도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라는 속담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차라리 똑같은 소음으로 복수하는 게 낫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오죽했으면 빈대를 퍼뜨리겠다는 생각까지 했을까”라며 A씨에 공감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실제로 벽간소음은 층간소음과 달리 명확한 규제 기준이 없어 문제 해결이 근본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글은 국내 곳곳에서 빈대 의심 신고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등장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전국에 접수된 빈대 신고는 32건이고, 이 중 13건이 실제 빈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부터 올 초까지 질병관리청에 접수된 빈대 관련 신고는 9건에 불과했는데, 최근 신고 건수가 지난 10년치를 앞지른 것이다.

조선일보

서울의 한 고시원 벽지를 뜯어내자 빈대와 함께 빈대 배설물로 오염된 벽지 안쪽 모습이 드러난 모습. /원스톱방역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빈대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빈대 확산 방지 합동대책본부’를 만들고 13일부터 4주간 대중교통과 숙박시설 등을 중심으로 빈대 집중 점검·방제에 나설 방침이다. 숙박·목욕탕, 의료기관, 요양시설, 어린이집, 장애인 거주시설 등 빈대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공공장소를 점검하고 사전 소독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에 승인된 빈대 살충제의 효과가 약하다는 지적에 따라 효과가 보장된 다른 살충제를 해외에서 들여오기로 했다.

[박선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