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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과 논란 사이②] "생기부·SNS도 본다"…출연자 검증 이렇게 해도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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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넷플릭스 등, 비연예인 검증 방식 밝혀
방송가 "꼼꼼한 검증에도 한계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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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비연예인 출연 프로그램들이 생활기록부나 SNS를 확인하며 출연자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넷플릭스 '피지컬: 100', 채널A '하트시그널4', MBN '돌싱글즈'(왼쪽 위부터) 포스터 /넷플릭스, 채널A,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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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비연예인 출연 예능이 대세다. '나는 솔로'를 비롯해 각종 비연예인 출연 예능들이 꾸준히 화제를 모으며 다양한 비연예인 예능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인기만큼 각종 잡음도 끊이지 않기에, 비연예인 출연 예능은 '양날의 검'과도 같다. 논란 없는 비연예인 예능은 불가능한 걸까. 방송가 비연예인 예능 논란사와 문제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방송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 | 공미나 기자] "SNS 확인은 필수고, 생활기록부도 살펴보죠."

비연예인 출연자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그 피해는 방송가가 고스란히 떠안았다. 이 때문에 제작진도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출연자 검증에 더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개인의 성향을 확인하기 위해 SNS를 둘러보는 것은 기본이고 12년치 생활기록부를 확인하는 것도 흔한 일이 됐다.

채널A 이진민 제작본부장은 지난 3월 콘텐츠 라인업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비연예인 출연자를 섭외하며 "생활기록부를 받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초·중·고 생활기록부를 받는다. 거기 동의하는 분들이 출연한다. 특이사항이 있는지 체크도 하고 그 과정에서 자기 검열도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 예능 콘텐츠를 총괄하는 유기환 디렉터도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출연자 검증 방식에 대한 질문을 받고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당시 유 디렉터는 "출연자들의 생활기록부를 모두 받아보거나 정신의학과 전문의와 함께하는 마인드 세션을 하기도 한다. 넷플릭스 미국팀과 같은 방식으로 본인의 동의를 얻어 출연자의 SNS를 모두 훑어본다. 본인에게 직접 질문하고 거짓으로 응답할 시 책임을 지게 하는 출연자 계약도 여러 과정을 거쳐 이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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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이진민 제작본부장과 넷플릭스 예능 총괄 유기환 디렉트가 지난 봄 기자간담회에서 비연예인 출연자 검증에 대해 이야기했다. /채널A,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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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비연예인 출연자 섭외와 검증은 어떻게 이뤄질까. 익명을 요구한 OTT 서바이벌 콘텐츠 제작자 A 씨는 프로그램을 만들며 SNS 확인, 대면 인터뷰, 서면 설문, 영상 인터뷰, 전문가 상담 등의 5단계 이상 절차를 거친다고 밝혔다.

"공개된 범위 내에서 SNS를 검토하고 이상이 없는 분들에게 출연을 제안합니다. 이후 긍정 답변이 돌아오면 대면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그다음에 공식적인 설문 형태로 서면 답변을 받습니다. '폭력 행위에 가담한 적이 없다' 등 사회에서 문제로 생각하는 부분에 대한 문항을 만들어 답변하게 합니다. 우려되는 지점이 있으면 서술 형태로 편하게 정리해 달라고도 하고요. 사실이 아닐 경우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서명도 받습니다. 이후 카메라 앞에서 다시 인터뷰를 합니다. 이후에 전문가와 1대 1 매칭을 해서 제작진에게 말하지 못한 고민되는 지점이 있다면 다시 한번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합니다."

데이팅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MBN '돌싱글즈4' 박선혜 PD도 비슷한 방식으로 출연자를 선정했다고 전했다. 박 PD는 "출연을 원하는 돌싱남녀에게 지원서를 받고 지원서 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 이후 면접 인터뷰를 실시하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후보를 파악한 후 출연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원서 및 출연 서약서에 제작진과 주고받은 대화가 사실임을 확약하는 조항을 넣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출연자에게 과거를 샅샅이 털어놓으라고 강압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A 씨는 "제작진이 출연자를 너무 못 믿는 것처럼 거듭 질문하는 게 괴롭다. 그 과정에서 출연자들도 불편해할 수 있다"고 애로사항을 말했다.

이어 A 씨는 "출연자의 인권도 있기에 제작진이라는 이유로 추궁하거나 심문할 수 없다. 합법적인 선을 넘어선 뒷조사도 당연히 할 수 없다"며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한다. 그 상태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출연 계약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검증 절차가 다양해졌다 한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문제가 야기되는 경우도 많다. A 씨는 "제작진이 수사기관도 아니거니와 수사기관도 확인 못 하는 논란들도 많다"며 "소수의 모임에서 문제가 벌어졌을 수도 있고 출연자 스스로도 문제라고 여기지 못한 부분에 대한 폭로가 뒤늦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사실을 조회만 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 검증법이다. 출연자 스스로 엄격하게 판단하고 제작진이 꼼꼼히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출연자 리스크를 완전히 근절하려면 문제 있는 사람들이 비판받는 분위기가 있으니 스스로 검열하는 분위기로 가야 한다. 가장 완벽한 해결 방법은 학폭 등 문제 될 일이 없어지는 것이긴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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