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투어 Q시리즈 공동 7위…내년 미국 무대 데뷔
4월 롯데 챔피언십 준우승하며 LPGA투어 꿈 키워
정신적인 성장 큰 점수…“부담 속에서 내 기량 발휘”
“한식 30첩씩 마련해주신 교민들께 감사해”
성유진(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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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를 상위권으로 통과한 성유진(23)이 내년 ‘꿈의 무대’를 뛸 생각에 설렌 마음을 드러냈다.
성유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로버트트렌트존스 골프트레일에서 열린 대회 최종 6라운드에서 최종 합계 19언더파 411타로 공동 7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성유진은 상위 20위에게 주어지는 내년 거의 모든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시드를 획득해 2024년 LPGA 투어 루키로 데뷔하게 된다.
귀국 비행기에 오르기 전 연락이 닿은 성유진은 “스테이지2부터 대회를 치르면서 긴 여정을 보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무대에서 뛰게 돼 정말 기쁘다. 제 꿈에 한 발 더 다가갔다”며 기뻐했다.
이번 퀄리파잉 시리즈에서는 너무 추운 데다가 비도 많이 오고 습해서 평소 거리보다 4클럽이나 덜 나가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성유진은 “연습 라운드 18홀 중 8홀을 유틸리티로 칠 정도로 어려워서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막상 대회를 치르니 비거리를 회복했고 쇼트게임까지 잘 돼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바꿔야 될 정도의 낡은 웨지를 그대로 갖고 나왔는데, 심리적인 안정감이 들어서인지 쇼트게임 감각이 잘 유지됐다”고 덧붙였다.
성유진이 LPGA 투어의 꿈을 본격적으로 꾸기 시작한 건 지난 4월 출전한 롯데 챔피언십 덕분이다. 지난해 KLPGA 투어 롯데오픈 우승자 자격으로 하와이에서 열린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참가한 성유진은 연장전 끝 준우승을 기록하며 ‘추천 선수’ 돌풍을 일으켰다.
성유진은 “롯데 챔피언십에서 제 실력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걸 직접 느낀 후부터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그동안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룰 바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도전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후회하고 싶지 않아 더 늦기 전에 Q 스쿨에 응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과 S-OIL 챔피언십에서 2승을 거두며 주목받던 선수였다. 올해 KLPGA 투어 상금 랭킹 10위에 오르는 등 정상급 선수로 활약하고 있었다. 그런 선수가 안정적인 KLPGA 투어를 두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성유진은 “Q 스쿨 스테이지2부터 Q 시리즈까지 떨어지면 창피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패가 부끄러운 게 아니라 도전하지 않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냈다”고 설명했다.
2019년 KLPGA 투어에 데뷔해 5년 동안 활동하고 LPGA 투어 진출을 이루기까지 많은 부분이 성장했다는 성유진은 특히 정신적인 성장을 이뤄낸 것에 큰 점수를 줬다. 성유진은 “선수라면 부담감을 받는 상황에서 누가 자기 것을 잘 해내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지금의 저는 그런 상황에서 기량을 뽐낼 수 있는 게 가장 발전한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성유진은 “1, 2년 차 때는 선두권에 있으면 너무 떨렸는데, 이제는 제가 해야 할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정도가 됐다. 마인드 컨트롤이 향상된 셈”이라고 돌아봤다.
성유진을 비롯해 이번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공동 2위에 오른 이소미(24), 공동 17위를 기록한 임진희(25)까지 내년 LPGA 투어 무대에 진출하면서, 내년에는 한국 선수들끼리의 신인상 경쟁을 벌일 공산도 커졌다.
그렇지만 성유진은 신인상 경쟁에는 크게 뜻을 두지 않았다. 그는 “제가 언니들보다 잘 친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선수는 기록이 말해주는데 언니들의 승수가 저보다 많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모토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고, 오히려 그 사람의 장점을 많이 보려고 하는 편이다. 그래야 저에게 더 도움이 된다”면서 “한 대회 한 대회 열심히 하다 보면 상도 뒤따라올 것”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선수들과 경기하며 자신의 실력을 겨뤄볼 수 있어 LPGA 투어 진출 의미가 크다는 성유진은 이번 Q 시리즈 내내 자신을 응원한 교민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성유진은 “교민들께서 매번 한식을 만들어주셨다. 거의 음식을 30첩씩 마련해주신 것 같다. 덕분에 좋은 성적으로 Q 시리즈를 통과했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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