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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버스진입 제한"…뉴욕, 텍사스 난민 떠넘기기에 극약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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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장, 행정명령으로 시간·장소 규제…난민 급증에 골머리

연합뉴스

뉴욕 맨해튼의 망명 신청자 보호소 앞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난민 급증에 골머리를 앓아온 미국 뉴욕시가 불법 이주민들이 탄 버스의 진입을 제한하는 '극약 처방'을 꺼냈다.

민주당 소속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27일(현지시간) 뉴욕시 내 불법 이주민 급증세를 늦추기 위한 행정명령을 발표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 행정명령에 따르면 전세버스 회사들은 이주민들이 탄 버스가 뉴욕시에 도착하기 32시간 전에 일정을 미리 뉴욕시에 알려야 한다.

이주민들이 버스에서 내릴 수 있는 시간도 매주 월∼금요일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12시까지로 제한된다.

또 이들이 탄 버스는 타임스퀘어 맨해튼 타임스퀘어의 특정장소 등 시 당국이 승인한 곳에서만 정차할 수 있다.

행정명령을 어기면 징역 3개월과 벌금(개인 500달러, 법인 2천 달러)에 처해지고 버스가 경찰에 압류될 수 있다.

지난해 취임한 애덤스 시장이 이주민들의 뉴욕시 도착 방법을 제한하기는 처음이라고 NYT가 설명했다.

그는 이날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 마이크 존스턴 덴버 시장과 함께 한 화상회의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주민들)을 태운 버스가 밤과 낮에 아무 때나 경고없이 도착하는 것을 우리는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히 말해서 사람들이 오는 것을 막는 것이 아니다. 이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그들이 조율되고 질서있는 방법으로 도착하도록 하자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들 세 명의 시장은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불법 입국자들에 대한 연방 정부의 추가 지원금을 요청하는 등 긴밀하게 협력해왔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시 당국은 야밤이나 주말에 이주민을 태운 버스가 도착할 경우 임시 거처 등의 보호 조치를 하기가 어렵다고 우려한다.

뉴욕시는 앞으로 3년간 유입될 이주민들을 감당하는 데 120억 달러(약 15조 4천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하는 등 재정 문제도 심각하다.

NYT는 애덤스 시장의 이번 행정명령이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망명 희망자 수만명을 뉴욕시로 보내는 시도에 맞선 대응 조치라고 짚었다.

지난주에는 하룻밤 동안 불법 이주민들을 실은 텍사스발 버스 14대가 뉴욕시에 도착했는데 이는 작년 봄 이후 최다 수치다.

최근 애벗 주지사는 뉴욕시에 이주민 2만5천명을 보냈다고 인정했다.

뉴욕시에 앞서 시카고시가 이주민 유입을 줄이기 위해 비슷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시카고시는 이달 중순부터 지정된 시간과 장소를 벗어나 시 당국의 승인없이 불법 이민자들을 내려놓는 이송버스들에 대해 압류 및 벌금 부과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올초 급증한 중남미 이주민들에 대한 '수용 한계'를 선언하고 애벗 주지사에게 이송 중단을 요청했으나 수용되지 않은데 따른 고육책이다.

그러나 텍사스 주정부가 이주민들이 탄 버스를 시카고 교외로 보내는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시카고시를 혼란에 빠뜨렸다고 존슨 시카고 시장이 불만을 터뜨렸다.

심지어 최근 텍사스주는 항공편으로 이주민들을 시카고시로 이송하기까지 했다.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뉴욕시 규제에도 비슷한 방법을 쓸지는 불투명하다고 NYT는 전했다.

연합뉴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애덤스 시장은 "우리는 정말 버스 기사들과 버스 회사들을 향해 '애벗 주지사의 행동에 동참하지 말라'고 말한다"며 "그들이 책임감을 갖고 적절한 행동을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올해 9월 타운홀 미팅에서 "이민자들을 버스에 태워 뉴욕으로 보내겠다는 텍사스의 미치광이 때문에 문제가 시작됐다"며 애벗 텍사스 주지사를 향한 분노를 쏟아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반대해온 애벗 주지사는 수도인 워싱턴DC를 포함해 민주당이 시정을 장악한 뉴욕과 시카고 등으로 불법 이주민들을 보내고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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