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넷플릭스 세상 속으로

골든글로브 휩쓴 '성난사람들'…스티븐 연 "마치 '겨울왕국' 같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수상 결과

스티븐 연 "고독·고립 말했는데 이 순간

다른 사람들 떠올라. '겨울왕국' 느낌"

중앙일보

재미교포 배우 스티븐 연이 7일(현지 시간)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계 최초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AFP=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실제 제가 도로 위에서 겪은 난폭운전 사건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당시의 가해) 운전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없어 아쉽습니다. 운전자 선생님, 앞으로도 경적을 울리고 소리를 지르며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시기 바랍니다.” (‘성난 사람들’ 이성진 감독)

"정말 신기하죠. 평소 나 자신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대개 고독과 고립에 관한 것인데, 여기서 이런 순간을 맞으니 다른 모든 사람이 떠올라요.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줄거리 같은 느낌이에요." (‘성난 사람들’ 주연 스티븐 연)

수상 소감으로도 장내를 휩쓸었다. 재미교포 배우 스티븐 연(41)이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로 TV 미니시리즈 및 영화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계 최초다. 한국계 제작진과 배우가 대거 참여한 ‘성난 사람들’이 이날 저녁 미국 LA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진행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같은 부문 작품상ㆍ여우주연상(앨리 웡) 등 주요 부문 3관왕을 싹쓸이했다. 베트남ㆍ중국계 미국인인 앨리 웡, 스티븐 연 모두 각 부문 아시아계 첫 수상이다. CNN 등 외신은 두 사람이 “골든글로브 역사를 새로 썼다”고 주목했다.



美CNN "스티븐 연, 골든글로브 새 역사 썼다"



중앙일보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 미국 오리지널로 제작된 ‘성난 사람들’은 스티븐 연이 영화 ‘미나리’(2021)에 이어 미국 내 한인 이민자의 고충을 연기한 작품. 한국계 이성진 감독이 제작‧극본‧연출을 맡았다. 계층이 다른 아시아계 남녀가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벌어진 사소한 사고로 복수전을 벌이며 파국에 치닫는 과정을 10부작에 담았다. 지난해 4월 공개 후 속도감 있는 전개와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자화상, 복수극에서 싹트는 유대감이 미국 현지 관객에게도 공감을 얻었다. 영어 제목 ‘비프(Beef)’는 불평 혹은 불평 해대는 것을 뜻한다.

서울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에 건너간 스티븐 연은 2010~2017년 좀비 드라마 ‘워킹데드’에 출연하며 오랜 무명을 탈출했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2017), 이창동 감독의 ‘버닝’(2018) 등 한국영화 출연작이 잇따라 칸영화제에 초청되며 할리우드 입지도 높아졌다.

중앙일보

7일(현지 시간)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한 '성난 사람들'의 주연 배우 스티븐 연(왼쪽부터)과 이성진 감독, 배우 앨리 웡. 로이터=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수상 무대에 오른 스티븐 연은 떨리는 음성으로, 딸과 함께 본 ‘겨울왕국’ 엘사에 자신의 심정을 빗댔다. 또 “너무 감사하다. 나는 오랜 기간 헌신적인 사랑과 보호와 호의를 받아온 사람일 뿐이다. 그것에 감사드린다”며 ‘워킹데드’ 동료 배우였던 아내 조아나 박과 자녀들, ‘비프’ 출연‧제작진에게 고마움과 축복을 표했다.



셀린 송·유태오 '패스트 라이브즈' 수상 불발



앨리 웡은 “스티븐 연과의 우정이 ‘비프’를 통해 얻은 가장 값진 것”이라며 이어 2년전 이혼한 전 남편 저스틴 하쿠타를 언급하며 “내가 워킹맘이 될 수 있었던건 다 네 덕”이라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성난 사람들’은 이로써 에미상 수상 전망도 밝아졌다. 오는 15일 열릴 에미상 시상식에도 스티븐 연의 남우주연상(미니시리즈 부문)을 포함해 11개 부문 13개 후보에 올라있다.

중앙일보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셀린 송 감독이 7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도착해 포즈를 취했다. AP=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셀린 송 감독과 배우 그레타 리‧유태오 등 한국계가 뭉친 또 다른 작품인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올해 골든글로브 작품‧여우주연‧감독‧각본‧비영어권 영화상 5개 부문 후보에 올라 기대를 모았지만 수상은 불발됐다. 한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남녀가 20년 만에 미국 뉴욕에서 재회하는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 선댄스‧베를린영화제 등에서 호평받았다. 미국 독립영화 시상식 고섬어워즈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고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6개 부문 예비후보에 올라있다. 이 영화로 데뷔한 송 감독은 영화 ‘넘버3’(1997)를 만든 송능한 감독의 딸로, 한국에서 태어나 12살에 캐나다로 이주했다.



최다 수상…영화 '오펜하이머', 드라마 '석세션'



중앙일보

영화 '오펜하이머'로 골든글로브 최다 수상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아내이자 제작자 에마 토마스에게 기쁨의 입맞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올해 영화 드라마 장르 부문에선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가 최다 5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남우주연상(킬리언 머피)‧남우조연상(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음악상을 차지했다.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엠마 스톤 주연의 시대극 ‘가여운 것들’이 가져갔다. 뮤지컬‧애니메이션 작품상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수상했다.

‘오펜하이머’와 나란히 개봉해 ‘바벤하이머’ 동반 흥행 현상을 낳은 영화 ‘바비’는 시네마틱‧박스오피스 성취상, 주제가상 2관왕에 올랐다.

비영어권 영화상‧각본상은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프랑스 영화 ‘추락의 해부’에 돌아갔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플라워 킬링 문’은 배우 릴리 글래드스톤이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무관을 피했다.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여우조연상은 ‘바튼 아카데미’의 폴 지어마티‧드바인 조이 랜돌프가 각각 가져갔다.

시리즈 부문 최다 수상은 HBO 드라마 '석세션'이 작품·여우주연(새라 스누크)·남우주연(키에런 컬킨)·남우조연상(매슈 맥패디언) 등 5관왕에 오르며 차지했다.

중앙일보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영화 '오펜하이머'로 제81회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차지했다. 영화에서 그는 마블 슈퍼 히어로 '아이언맨'과 180도 다르게 변신해 출연했다. 로이터=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