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무관 설움 씻고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 우승
2차 연장서 리디아 고에 승리... 통산 9번째 정상

넬리 코다가 2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의 브레이든턴 컨트리클럽(파71)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브레이든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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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관에 머물렀던 넬리 코다(미국)가 1년 2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을 알렸다.

코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의 브레이든턴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LPGA 투어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총 상금 175만 달러) 최종일 연장전에서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제치고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로써 그는 2022년 11월 펠리컨 챔피언십 이후 14개월 만에 개인 통산 9번째 우승을 일궈냈다.

건강악화로 한 동안 부진의 늪에 빠졌던 코다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담긴 우승이다. 그는 2021년 LPGA 투어 4승과 도쿄올림픽 금메달 획득으로 세계 최고 여자골퍼 중 한 명으로 등극했지만, 2022년 초 갑작스럽게 발생한 왼팔 혈전증으로 한 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약 4개월간 결장했던 그는 같은 해 11월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인간승리를 일궈냈지만, 출장수 자체가 적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설상가상 이듬해에는 허리부상까지 겹쳐 단 한 번도 LPGA 정상에 서지 못했다. 7월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LET) 아람코 시리즈 런던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반짝 성적을 내긴 했지만, 세계 1위였던 랭킹은 한때 6위까지 밀려났다. 올 시즌 LPGA 개막전에서도 공동 16위에 그쳤다.

그러나 코다는 자신의 고향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나흘 내내 선두를 지키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세계 최고의 자리에 복귀할 발판을 마련했다.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그는 대회 마지막 날 전반 9개홀에서 버디 없이 1오버파를 기록했고 후반에도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이어 14번홀(파4) 보기, 15번홀(파3) 더블 보기, 16번홀(파4) 보기를 범해 한때 리디아 고에 선두 자리를 뺏기기도 했다.

하지만 코다의 막판 뒷심은 무서웠다. 17번홀(파5)에서 이글 퍼트에 성공하며 이날 처음으로 타수를 줄였고, 18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아냈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코다는 리디아 고와 동타를 이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둘은 1차 연장에서 모두 파를 적어냈고, 승부는 2차 연장(18번홀)으로 이어졌다. 침착함이 승부를 갈랐다. 리디아 고의 2온 뒤 10m 버디 퍼트가 짧았다. 약 2m 거리의 파 퍼트는 홀 가장자리를 훑고 나왔고, 결국 리디아 고는 3퍼트 보기를 기록했다. 반면 코다는 약 1.5m의 파 퍼트를 성공 시키며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개막전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리디아 고는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고, 명예의 전당 입성 조건 성립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