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올림픽 男싱글서 역전 우승
“내 힘으로 애국가 울리게 해 감격”
김현겸(18·한광고·사진)이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선수로는 처음으로 청소년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현겸은 29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끝난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경기에서 총점 216.73점을 받아 아담 하가라(18·슬로바키아·216.23점)를 0.50점 차이로 제쳤다. 김현겸은 이틀 전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3위(69.28점)에 머물렀지만 이날 쿼드러플 토(4회전)를 비롯해 점프 7개를 모두 성공시키면서 147.45점을 받아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이전까지 청소년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에 출전한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은 차준환(23·고려대)이 2016 릴레함메르 대회 당시 기록한 5위였다. 여자 싱글에서는 유영(19)이 직전 로잔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적이 있다. 겨울청소년올림픽은 2012년부터 열렸기 때문에 2010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연아(34)는 출전 기회가 없었다.
김현겸은 “준환이 형이 웜업이 끝나면 경기장을 한번 둘러보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하라고 조언해 줬다. 경기를 치르면서 형이 (2018) 평창 올림픽 때 얼마나 큰 부담을 가졌을지 느껴졌다. 내 힘으로 이 경기장에 애국가를 울릴 수 있어 정말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김현겸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쇼트트랙 대표 주재희와 같은 학교, 같은 반 친구이기도 하다. 김현겸은 “경기 전에 ‘금메달 따라’고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같이 잘돼서 뿌듯하다. (2026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밀라노까지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피겨 남자 싱글 동메달은 옌하오 리(16·뉴질랜드·208.84점)에게 돌아갔다. 성인 대회를 포함해 뉴질랜드 선수가 올림픽 빙상 종목에서 메달을 딴 건 리가 처음이다.
강릉=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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