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올림픽 도핑 논란
CAS "도핑 방지 규정 위반 맞다"
단체전서 획득한 금메달도 박탈
러시아 측 강력 반발 "항소할 것"

카밀라 발리예바가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피겨 싱글 종목에 출전하기 위한 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22 베이징 올림픽 당시 도핑 논란이 일었던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17)가 결국 금지 약물 복용에 대한 징계로 단체전 금메달 박탈과 함께 선수 자격이 정지됐다.

스위스 로잔의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발리예바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도핑 방지 규정을 위반했는지 심리한 결과 위반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4년간 선수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자격 정지 기간은 약물 검사가 있었던 2021년 12월부터 2025년 12월까지다. 이에 따라 해당 기간 출전해 획득한 베이징 동계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도 박탈된다. CAS 재판부는 "발리예바가 단체전 우승에 도움을 준 만큼 해당 금메달은 무효화된다"며 "그 이후로 발리예바가 달성한 모든 경쟁 대회의 결과도 무효로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약물은 트리메타지딘이다.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제이지만, 운동선수의 신체 효율 향상에 사용될 수 있어 2014년부터 금지약물로 지정됐다. 발리예바 측은 줄곧 "할아버지가 복용하는 심장약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트리메타지딘을 먹는 할아버지와 같은 컵을 사용하면서 금지 약물 성분이 검출된 것이라는 취지였다. 실제 발리예바 할아버지는 CAS 청문회에 제출한 진술 영상에서 자신이 심장 발작을 일으킬 때마다 트리메타지딘을 복용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러시아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맞섰다. 이어 "우리는 러시아 선수의 이익을 끝까지 보호해야 한다"며 "항소 방법이 있다면 당연히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발리예바의 변호사 안드레아 피나는 성명에서 항소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CAS 판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