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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걸린 여성 흡연자…피임약이 병 키웠다, 왜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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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질환 건강 상식 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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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생애주기에 따라 월경·임신·출산·폐경을 겪으면서 다양한 건강 문제를 경험한다. 여성의 몸은 여성호르몬에 의해 성장하고, 아프고, 늙는다. 최근엔 초경이 빨라지고 임신·출산은 미루면서 여성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이 늘어 자궁내막암에 걸릴 위험이 커졌다. 성(性) 접촉 연령도 낮아지면서 안전한 피임 실천과 HPV 예방도 중요해지고 있다. 아이에서 여성의 몸으로 변화한 이후 기억해야 할 여성 질환 건강 상식을 짚어본다.

X HPV 백신을 접종하면 자궁경부암 검사를 안 받아도 된다

HPV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20세 이상 여성은 자궁경부세포검사, HPV 유전자 검사 등 자궁경부암 검진을 2년마다 받아야 한다. 자궁경부암 같은 고위험 HPV의 백신 예방 효과는 90% 이상으로 높다. 그런데 HPV 백신이 모든 유형의 HPV를 완벽하게 막지는 못한다. 백신으로 막지 못하는 다른 유형의 HPV에 감염될 수 있다. 게다가 HPV 백신 접종 이전에 이미 감염된 HPV는 예방하지 못한다. HPV는 5명 중 4명의 여성이 일생에 한 번은 감염되고, 체내에 10년 동안 아무 증상 없이 존재할 수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이재관 교수는 “HPV 백신을 접종하고 정기적으로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자궁경부암 예방 전략”이라고 말했다.

O 흡연자가 복합 경구피임약을 먹으면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

여성 흡연자가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복합 경구피임약을 먹으면 심근경색·뇌졸중 등을 유발하는 혈전 생성 위험이 커진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성훈(대한피임생식보건학회 회장) 교수는 “복합 경구피임약은 혈관 내벽의 안전성을 떨어뜨려 혈전이 잘 만들어지게 하는데, 담배의 니코틴 역시 혈소판 응집력을 키워 혈전 생성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혈전 생성 위험성은 나이와 흡연량(1일 15개비 이상)에 따라 증가하는데 35세 이상 흡연 여성에게서 현저하게 커진다. 35세 이상 여성 흡연자로 1년 이상 장기 피임이 필요하다면 체내 삽입형 피임약(미레나·임플라논 등)을 고려한다.

O 폐경인데 하혈하면 암이다

강력하게 자궁내막암을 의심해야 한다. 자궁내막암으로 진단받는 환자의 80~90%는 폐경 이후 하혈, 질 분비물 증가 등 증상을 겪는다. 노원을지대병원 산부인과 권소정 교수는 “폐경이 된 지 12개월이 넘었는데 월경(생리)처럼 하혈하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폐경 이후 난소 기능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폐경 이후 하혈을 하면 반드시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폐경 전이라도 하혈량이 많거나 월경을 일주일 이상 할 때도 주의한다. 최근 초경이 빨라지고 임신·출산 경험이 줄면서 여성호르몬 노출 기간이 길어져 자궁내막암 발병 연령이 어려지고 있다. 하혈량 과다 등 비정상적인 질 출혈 증상이 있다면 질 초음파로 자궁내막 상태를 살펴본다.

O 유방암에 걸리면 난소암에 걸릴 확률도 높다

유방암·난소암 유전자로 유명한 BRCA 돌연변이가 있을 때다. 일산차병원 부인종양센터 노주원 교수는 “BRCA 변이가 확인된 경우엔 유전적 연관성으로 유방암과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모두 증가한다”고 말했다. 전체 유방암의 5~10%, 난소암의 10~15%는 BRCA 변이와 관련이 있다. BRCA 변이 유전자는 상염색체 우성 방식으로 유전된다. 부모 중 한 명이라도 BRCA 변이가 있으면 성별과 상관없이 자녀에게 50% 확률로 유전된다. BRCA 변이가 있는 남성은 전립샘암, 남성 유방암 위험이 커진다. 유방암·난소암에서 BRCA 변이가 발견됐다면 가족이 모두 BRCA 유전자 검사를 고려한다. BRCA 변이가 있더라도 암 진행을 억제하는 파프(PARP) 저해제로 치료할 수 있다.

X 자궁근종을 제거하고 나서 곧바로 임신이 가능하다

자궁에 생긴 양성 종양(혹)인 자궁근종을 떼어 낸 직후에 임신을 시도하면 자궁 파열 위험이 존재한다. 로봇·복강경·개복 등 수술적 방식으로 자궁근종을 제거하고 난 다음에는 벌어진 부위를 봉합해야 한다. 그런데 자궁근종 수술 후 상처가 완전히 낫기 전에 임신하면 태아가 자라면서 그에 맞춰 자궁이 부풀어 오르다가 덜 아문 수술 부위가 터질 수 있다. 자궁근종 수술 후에는 상처가 완전히 나을 때까지 3~6개월 동안은 피임해야 한다. 출산할 때도 힘을 주는 분만 과정에서 자궁이 파열할 수 있어 제왕절개를 고려한다.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김하정 원장은 “가임기 여성에게 흔한 자궁근종은 하혈·통증 등으로 불편감이 크거나 갑자기 커질 경우에는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궁근종은 제거해도 또 생긴다. 증상이 없고 크지 않다면 6~12개월 간격으로 상태를 추적 관찰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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